답도 없고 너무 스스로가 갑갑해서 항공권을 찾다가, 정신을 조금 차리고 강릉에 숙소를 하나 잡았다.
미팅 일정들이 너무 많아서 피하느라 빠른 시일내로는 불가능하고, 조금 갭을 두고 바닷바람을 쇠고 와야겠다.
이번에도 혼자다.
찬 바다에 죄다 집어던져버리고 올 것이다. 반드시.
한바탕 뛰고나서 숨을 몰아쉬다가 물을 한 두레박은 마시고 간신히 팔다리를 부들부들 떨며 겉옷을 껴입는다.
부들부들
슬그머니 경쟁을 부추기는 저 화법. 정말 더럽게 저 위치에 간건지 위치가 위치다보니 그게 가능해서 부리는 위세인건지.
.. 알게 뭐냐.. 그러던지 말던지.
이게 바로 회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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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와 압박으로 터질것 같았던 날에도 이런 일은 늘 겪었다. 뭐가 더 낫냐고 묻는다면 둘다 엿같다고 대답하겠다.
"이번 고속버스 동무는 칼의노래. 소설은 소설로 읽어야지 역사를, 인물을 기록하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할 책. 앞부분 몇페이지만에 ‘골든아워’가 떠오르면서 가슴에 서늘한 것이 지나가길래 무슨일인가 싶었더니 이국종 교수가 김훈 작가가 쓴 이순신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책은 재미있고 여전히 나는 김훈 작가의 문장을 좋아하며 인간적으로는 좋아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교과서 공부하듯이 이 책을 읽었다.
#북스타그램#책스타그램 "
"나는 살기를 바라지 않았다. 죽음은 절벽처럼 확실했다. 다만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고문과 문초가 길지 않기를 바랐다. 죽여야 할 것들을 다 죽여서, 세상이 스스로 세상일 수 있게 된 연후에 나는 나 자신의 한없는 무기력 속에서 죽고 싶었다. "
"히데요시는 그러하되, 물 위에서 죽음에 죽음을 잇대어가며 파도처럼 달려드는 그 무수한 적병들의 적의의 근본을 나는 알 수 없었다. 그 죽음의 물결은 충이나 무라기보다는 광에 가까웠다. "
"그 저녁에도 나는 적에 의해 규정되는 나의 위치를 무의미라고 여기지는 않았다. 힘든 일이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은 결국 어쩔 수 없다. 그러므로 내가 지는 어느 날, 내 몸이 적의 창검에 베어지더라도 나의 죽음은 결국은 자연사일 것이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지는 풍경처럼, 애도될 일이 아닐 것이었다. "
지금 고속버스 안에서 큰소리로 통화하고 있는 저 사람.
패버리고 싶다.
그리고 죄책감 느끼지 않을 자신도 있다.
전화를 하는지 메신저를 쓰는지 버스전용차로로 아슬아슬하게 넘어올것 같은 저 승용차 운전자.
진심으로 사고나는 걸 봐도 동정하지 않을 자신 있다.
미개인이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