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6

마흔먹은 마녀이야기

마녀가 된 사연

대학때 내 닉네임중에 하나가 ‘열혈잔업 대마왕’ 이었는데 누군가 ‘여자가 왜 마왕이냐. 마녀라고 해야지.’ 해서 마왕을 열심히 썼다. 

그런데 멋진 마녀가 참 많다. 말레피센트도 참 매력적이고. 
그래서 닉네임 쓰는 곳에 여기저기 마녀를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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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선심 쓰듯이 ‘딸이라 안낳으려고 하다가 낳았다.’ 할 때마다 ‘왜 낳아서 살게 만드냐. 사사건건 방해만 하면서.’ 하고 서로 독설하는 가족이다 우리 가족이. 
그러하다. 
그때 많은 딸들이 태어나기 전에 죽었다. 

그런 환경이라면 태어나봐야 별로 좋은 꼴 못 볼 게 뻔한거 아닌가. 
나도 (남)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 엄마를 ‘면목없게 하는’ 존재였다. 딸 낳은 며느리. 


엄마가 ‘면목없어’ 하는 포인트는 두가지가 더 있었는데, 
  1. 엄마는 말띠다. 여자 말띠가 드세다고 싫어한단다. 
  2. 엄마 생일이 정월 초나흘이다. 여자가 해바뀌자마자 태어나서 별나단다. 
거 참. 시집 눈치 볼 일도 다양하다. 


나는 꼬챙이처럼 마르고 비실비실하다가 열한살쯤 되었을때 갑자기 식욕이 올라서 많이 먹고 많이컸는데, (남)동생 먹으라고 할머니가 뭔가를 사다주면 내가 다 처먹어 버린다고 참 싫어하셨다. 
기지배가 대학까지 간다고 뭐라고 하고. 
나중에 할머니 입원했을 때 입원비 수백 투척한건 나였다. 훌륭한 복수였다고 생각한다. ㅎㅎ

낳아놓은 자손이 많으면 뭐하나. 잘처먹던 손녀가 제일 큰 손인데. 
돌아가신지 10년이 넘었는데 보고싶네 우리 할머니. 


중략. 나중에 풉니다. 


나자마자 죽어도 문제, 살아있어도 문제. 
40대, 경상북도 경주 출신 마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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