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3

옆집사는 사람은 매일 아침 차를 몰고 나간다.

혹시 강남역 인근을 지나는지 물어보고 싶다.
나 좀 태워달라고.

나가는 시간도 비슷해서 내가 나갈 채비를 하고 있으면 문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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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각한 연유는 내가 '지루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자리를 정리하고, 이를 닦고 머리를 감고, 스킨 로션을 바르고, 머리를 말리고, 옷을 꺼내 입고, 콘센트를 끄고, 방 불을 끄고, 현관문을 잠그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서, 버스를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고, 갈아타고, 건물 로비에 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카드키로 문을 열고 사무실에 들어와서, 출근 시간을 찍고, 커피를 한잔 마시는 순서.

회의가 있으면 회의를 하고, 팔로업 할게 있으면 통화를 하고, 메신저로 대화를 하고, 예의바른 언어로 독촉을 하고, 찾아볼게 있으면 찾아서 공부를 하고, 기분이 상하는 일이 생기고, 무심해지고, 문서 쓰는데 곤란을 겪으면 하루가 간다.

늦은 오후나 저녁이 되면, 이를 닦고, 가방을 챙겨서, 도장에 가서 운동을 하거나, 집으로 가서, 문을 열고, 씻고, 티비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 잠드는 일상.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이런 루틴이 그려지니 출근하는 경로가 좀 편해질 수 없을까, 안씻고 나갈 방법은 없을까, 머리를 안말리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옆집 아가씨 차를 얻어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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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마치고 집에가면 잠들때까지 두시간 정도가 빈다.
이 시간에 집중할 만한 거리를 찾아야겠다.

후보는 몇가지가 정해졌다. 그 중 하나를 고를 것이다.

결정은 미국 출장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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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저러니 해도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이 일상이 너무 고맙다. 너무 고마워서 더 즐거워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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