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16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다니고 싶은 만큼 다니는 행복

제목은 '행복'으로 끝났지만 어둠의 기운을 품고 사는 나는 역시 그 반대의 이야기를 해야겠다.

요즘 이 치료중이다. 치과가 정말 지겹다.

10년에 한번 이가 큰 돈을 해먹는 패턴을 보였는데 그 간격이 좁아졌다.
불과 몇년전에 수백을 들여 신경치료, 크라운, 보험이 되지 않는 백만원짜리 희한한 종류의 스케일링을 마치고 이대로 50까지만 잘 썼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역시 찜찜했던 예감은 사실이 되었다.

몇년전에 어쩐지 필요한 치료보다 비싼 치료를 권하는 느낌이었는데 신경치료를 다 마친 치아 양쪽 네개는 몇년만에 거의 못쓰게 되었고 정기검진, 스케일링을 받으며 늘 관리했던 이 상태도 확인해보니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대학병원에서 검진하고 엑스레이 찍고 이상하면 달려가서 또 검사했는데 다 소용없는 짓이었다.
나는 시린데 시릴리가 없다는 의사 말에 대체 뭐라고 대응을 해야할까.

키, 시력, 치아건강 같은 것은 유전적인 요인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눈도 나쁘고 체구도 작고 이와 잇몸과 이를 떠받치는 뼈도 아주 불리하게 태어난 것 아닐까.
우리 엄마는 임플란트를 실패하고 결국 틀니를 사용하고 계신다.

...

불행중 다행인 것은 내가 '못먹으면 다른거 먹거나 안먹지뭐' 하는 식으로 식탐이 많지 않다.
음식은 점점 부드러운 것으로 바꾸거나 작게 잘라서 우물거리다 삼켜버린다.
못먹는 것은 안먹고 있다.

그런데, 밥블레스유 같은 방송을 보다보면, 여행다니면서 또 반가운 친구들과 만나서 맛난 음식 먹고 수다떠는게 참 즐거울 수 있는데, 이 재미에서 열외가 된다고 생각하니 내 삶의 질이 떨어진 것인가 싶은 서운함도 있다.

체중을 줄이는데 성공하고 두 다리가 (특히 허벅지가!) 튼튼해지도록 수영을 열심히 하니 걷는 것은 두렵지 않다. 이제 상체 근육을 만들어서 짐이 두렵지 않게 살고 싶다.

그런데 이는 어쩌나. 노력한다고 되는게 아닌 것을.

...

사람이 행복하게 살다 죽는데 필요한게 너무 많고, 하루하루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게 너무 귀찮고 번거롭다.
사소하다면 사소한 문제들이 일상을 어지럽히는데, 의료 인프라가 갖춰져있지 않은 곳은 오죽하려나.
선진국이고 개발도상국이고 간에 비효율적 시스템이 의료의 질을 떨어트리는 경우는 허다해서 부자나라 간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런 문제는 왜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역시 오래묵은 적폐가 갑인가.

결국 의료는 우리나라 좋은나라.

...

내가 노력해서 이룰 수 있는 유토피아는 어디에 있을까.
이렇게 정신이 난잡해지면서 신점이나 보러갈까, 올해 운수가 어떠려나 하는 바보같은 생각으로 이어진다.

이게 다 치과진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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