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9

미적분 수학문제라도 풀어야 하나

내가 느끼는 (요즘 대체적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공포는 '조금씩 녹슬어 가는 것'이다.

고통스럽게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가던 엔지니어의 일이나, 언제나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이슈를 해결하고 게다가 비전까지 현실화 시켜야 하는 스타트업의 일은 너무 힘들어서 벗어나고 싶을때도 많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상황을 벗어나자 이제는 내 활시위가 느슨해지고, 미어캣처럼 목빼고 살피던 나의 '촉'도 무뎌지는 것 같아 너무나 공포스럽다.

내 머리를 가만히 두고싶지 않다.

몇년전 중고등학고 미적분 수학책을 산 적이 있었는데, 뇌가 기어와 톱니로 이루어진 양 자꾸 쓰지 않으면 굳는다며 문제를 풀겠다고 산 책이다.

전략적 사고를 하거나 문제를 푸는 내용의 책은 이미 몇권 가지고 있는데, 결국 아침마다 집어드는 책은 소설, 산문, 여행기 등 쉼을 위한 책이다.

투자검토보고서 쓸 것이 줄을 서 있는 이 상황에 일을 하면서 뇌를 괴롭혀도 되겠지만 루틴에서 벗어난 자극을 계속 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과 공포는 항상 눈썹위를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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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없이 게을러지고 싶은 마음과 늘어진 내 상태가 편안하기도 한 대기업 월급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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