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08

걸크러시 수영장

여전히 수영은 열심히 하고 있다.
주5일 프로그램에 등록했고 회사 때문에 빠지는 날을 제외하고 강습은 주 3-4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토요일 자유수영에 종종 간다.

체중조절 중이라서 식단관리와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중이고, 마침 내가 하고 있는 운동이 수영이라 즐겁게 하고 있는 편이다.
다만 타고난 운동신경이 좋지못한데다 재활이 필요한 몸뚱이라 연습량에 비해 숙달이 느리다.
평영은 어찌나 못하는지 속도가 너무 느려서 매번 다른 분에게 자세가 어떠냐고 물어가며 하고 있다. 그래서 가끔 의욕이 달아난다.

달아나던 의욕은 순식간에 다시 돌아오는 편이다. 주로 그 이유는 탈의실에서 보는 여사님들, 할머니들 덕일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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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만큼은 '하다보면 언젠가는 되겠지' 정신으로 한다.
누가 나보다 훨씬 잘하든 어쩌든 나는 내 속도대로 간다고 마음먹고 사는데, 같은 클래스에 비슷한 분(이하 A회원님) 이 계시다.
A 회원님은 50대 혹은 동안의 60대 정도신것 같고, 무려 4개월을 킥보드를 잡고 발차기만 연습중이었는데, 물이 너무 무서워서 수영강습은 엄두조차 못내다가 큰 용기를 내신 분이다.

이 분, 그제보니 옆차기 진도가 나갔다. 이제 물이 그만큼은 무섭지 않다며 어깨를 쫙 폈다.
멋지다고 생각하고 엄지척을 보여드렸다. 누가 네번만에 하든 네시간만에 하든 무슨 상관인가. 4개월만에라도 하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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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탈의실은 종종 낯만 익은 사람들, 혹은 처음보는 사람들끼리 대화의 장이 열릴때가 있다.
사교성이 짱인 A 회원님이 자기는 너무 안된다며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자 옆에서 듣던 70-80대로 보이는 B 회원님이 "나도 그러다가 일흔 둘에 자유형 했잖아~" 라며 뭐 그런걸 고민하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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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그 언니 있잖아? 그 헬스하던 언니.. 그 언니 배에 11자 복근 만들었잖아..
D : 와. 대단하다. 그 나이에.

두분 다 연세가 나보다 적어도 열살은 더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언니라는 분도 그 이상의 연배일것이다.
그야말로 멋진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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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업이 끝나면 요일에 따라 아쿠아로빅 수업이 이어지는 날이 있다.
샤워를 하고 귀가하려고 나왔다가 수영장을 들여다보니 아쿠아로빅 운동하는 할머니들이 물속에서 칼군무를 하고 있다. 물의 저항을 이기면서 운동하기 때문에 근육은 많이 쓰되 부력이 있어서 관절에 무리가 덜가니 정말 최고의 운동이다.
노화에 개인차가 있으니 나이는 확신은 없지만 육상 도보가 힘드신 분들 꽤 있다.
그렇지만 물속에서는 칼군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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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주전만해도 평영을 하며 물을 되바가지로 먹고 있었다.
아무래도 안되겠기에 동네친구 헨동스에게 헬프를 외쳤다. 헨동이는 두달만에 접영을 배우고 있다한다.
토요 자유수영으로 옆동네 헨동이 다니는 수영장으로 갔다.

결론은? "누나는 재활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란다. 있는 힘껏 팔을 휘저어도 왜 힘을 안쓰냐고 묻는다.
요령이 없는건지 힘이 없는건지, 아마도 둘다일듯 싶다.

아무튼 그날 만난 연세 80은 되어보이는 할머니.

수영장에서 만났는데 "선생님, 제가 많이 느리니 먼저가세요.." 했더니 "나도 느려요." 라고 우아하게 답하시고 백조처럼 평영으로 전진하신다.
이분 최소 한시간 동안 물속에서 쉼없이 운동하셨고, 탈의실에서 만났다.

할머니답게(?) 내복을 입으셨지만 곱게 화장을하고 구루뿌(!)를 말고 드라이중이셨다. 
물밖에서 보니 정말 고운 할머니다.

나도 세월이 많이 지나도 수영하고 운동하는 삶을 살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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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느라 한약을 먹고 식이를 하고 운동도 하고 있다. 
한의사 선생에게는 말 못하는 비밀이 있는데 ㅋㅋ 고기도 조금 먹는날이 있다. 운동을 하고 있어서 단백질을 안먹을수도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고기를 좀 먹어줘야 스트레스를 덜받는다. 

운동하는 사람이 운동을 권하는 이유는 그 전과 후가 너무 천차만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근육자랑하는 사람의 말은 별로 들을만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운동하는 습관이 생존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애정으로 운동을 권한다.

운동합시다 여러분.

하루하루 가면 갈수록 중요해지는게 운동인 것 같다.
알츠하이머도 운동으로 어느정도는 예방하고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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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하면 운동도 돈이 든다. 운동화 하나 바꿔신고 밖에서 뛰는 것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돈과 시간 둘다 필요하다.
결국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사는 문제는 재력과 연관이 될 수 밖에 없다.

기초생활비라는 것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 수도광열비와 식비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삶의 풍요를 위한 문화비, 건강을 위한 체력단련비도 '제2종' 기초생활비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열심히 돈도 법시다.
나도 쓰고, 세금도 내고, 기부 계좌도 늘릴 수 있게. 

댓글 1개:

  1. 운동합시다!! 세 달 꾸준히 주 3회 근력 운동하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의 몸이 달라져 있어요. bk님께 김혜나 작가의 '나를 숨쉬게 하는 것들' 이라는 에세이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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