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5

연휴를 보내는 방법 : 보름달에 빈 소원

올해 추석이 좀 이르다.
그렇지만 한해의 3/4이 갔다 (혹은 간다).

올 연휴에는 마음을 먹고 두터운 영문법 책 한권을 아작내기로 했다.
이 영문법책은 고전으로 대접받는 책인데 예문이 아주 시적이고 종교적이라 문법 공부 이상의 감수성을 요한다. 해석을 읽으니 이해가 되는데 영문장만 읽으니 도통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다.
이게 과연 현대에 쓰기나 하는 말인가.

그렇게 며칠을 보내고 나니, 잘 읽히던 영문 기사들이 읽히지 않고 있다.
이럴수가.. 큰일났다. 들리지도 않는다.

효율이 좋았냐면 그렇지도 않았다.

카공족=카페공부족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소음을 극복하면 자꾸 옆자리 사람이 자리를 침범해서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고, 조금 할라치면 단체 손님이 들어와서 의자를 긁어댄다.

도대체 어떻게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일까.

결국 오늘 사무실에 나오고 말았으며, 나는 그렇게 3권으로 분권해 둔 영문법 책 중 1권 반 가량을 보고나서 부작용을 겪고 있다.

연휴를 이용해 밀린 공부를 좀 해 보자고 덤볐다가 낭패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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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뿐 아니다.
주말, 연휴, 이른 새벽 등 시간만 나면 책을 읽어댔더니 활자 중독이 된 것 같다.

문자를 읽고 있지 않으면 공허하고, 책을 잡고 있으면 몇장 넘기고나서 속이 메슥거린다.
그만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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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도 재미가 없다.
단말기를 들고 넷플릭스를 조금 보고나면 난시가 심한 눈이 말썽이다.
내가 좋아하는 '어그레츠코'도 한번에 두편이상 보기가 어렵다.
계속 앉아 있으니 다리도 불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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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공부를 해야하나.
조금이라도 더 잘 살아보고 싶어서.
나는 왜 책을 이렇게 읽어대나.
재미를 위해, 나의 유흥이므로,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잘 살아보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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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의 소원은 로또당첨.
당첨되면 착하게, 열심히 살겠습니다, 조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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