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글을 써 왔다.
첫 대외 백일장 수상은 국민학교 3학년때 했고, 5학년 때는 전국백일장 장원을 처음으로 해 봤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그날까지 장르불문하고 글을 썼고 상을 받았다.
학교 성적과는 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해서 집에서는 내놓고 싫어했다.
당시에는 꾹꾹 눌러놓은 감성을 표출할 곳이 종이밖에 없었다.
교과를 따라가는 것 외의 에너지는 모두 글에 쏟아부었다.
틈만 나면 썼고, 노트를 채웠다.
글을 빼면 나는 냉정하고 말라붙은 인간이었던 것 같다.
문예부 활동을 하면서 욕을 정말 많이 먹었다.
학생 동아리란 커뮤니티의 역할을 하기 마련인데, 나는 글 쓰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어서 선배동기들 중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다.
대외 백일장에서 수상한 글은 그 학기 문집에 실어주는데, 수상을 여러건 한 학기에는 '네 개인 문집이 되면 안되니 한 건만 싣겠다.'며 불편해했다.
오랜만에 고향에 온김에 옛날 문집과 액자에 걸린 글들을 다시 읽어봤다.
슬펐고, 찬란했고, 답답하고 불안한 내가 거기 있다.
가끔, 아주 가끔 그때의 내가 드러날 때가 있다.
보내줘야 하는데 아직도 보내지 못했다.
저 문집들, 낡고 삭아서 버려야 할 것 같다.
같이 보내야겠다.
다시 들여다보고싶지 않은 것들이 참 많다. 드러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들은 놓아줘야한다.
이제 나를 떠나줬으면 한다.
나는 현재를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