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까만 터미널 창을 꺼내서 이것 저것 세팅하고 툴 깔고,
미국사는 아우의 세 아들, 나의 세 조카놈들 사진 받아서 부모님 볼 수 있게 업로드 하고,
다음 읽을 책을 고르다가,
받아놓은 자료도 다시 꺼내서 확인하고,
끄적끄적 글도 쓰다가,
내일 일정을 다시 한번 체크하고,
눈이 침침해서 부비부비.
그러다 페이스북을 열었는데 피로감이 몰려든다.
메신저로 들어오는 메시지들도 왜 이리 무례한지 모르겠다.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고 품위를 지키기가 그렇게 어렵나.
다 허무하다.
춥지 않은 나라에 가서 맛있는 것들이나 먹으며 보기싫은 것들 보지않고 지내면 좋겠다. 잠시라도.
--
단 두번 만났지만 동경해 마지않는(서로 그러하다고 나는 철썩같이 믿고 있다.) 새 동무의 문자를 받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다.
지내는 곳이 좀 멀어서 한번 보기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이제 좀 가까워져서 좋다.
오늘 하루 중 가장 좋은 포인트였다.
2019/11/28
버리기, 계속 버리기
요즘 책도 읽으면서 팔고 있고, 책장위에 쌓아뒀던 잡동사니들도 눈에 띄는대로 손에 한번 들었다가 두거나 버리거나 선택의 기로에 한번씩 머무르고 있다.
어제도 책장위에 장식용으로 놓여있던, 실용성은 떨어지는 보틀과 술잔 몇개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다시 읽을것 같지 않은 책은 다 읽는 족족(혹은 재미없으면 읽던 중간에라도) '팔아치우기 가방'에 넣고 있다.
팔지 못하는 책은 기증박스에 넣고 있다.
내년으로 예정하고 있는 이사 때문에 짐을 줄이기도 해야겠고, 지고만 다니는 짐이 너무 많기도 해서다.
이사때마다 한트럭을 버리는데도 짐은 살다보면 늘어난다.
직전에 살던 집은 -내 기준에- 아주컸다.
그 집은 이것저것 흩어놓아도 생활공간이 넉넉했는데, 지금의 방 하나 거실 하나 미니미니 빌라에 오면서 발디딜 틈이 없을 것 같아 가구를 거의 다 버렸다. 멀쩡하던 소파까지.
곤도 마리에 상이 설레지 않으면 모두 버리고, 사진찍어두고 버리라고 해서 열풍이 불었는데, 최근에 그녀도 수납을 위한 샵을 열었다고 하니 사람이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본능에 위배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
고향 책장에, 그리고 집에 소장용 책만 남으면 나는 짐을 더 줄일 수 없을 때 까지 줄인 상태가 아닐까.
그래도 한쪽 벽면은 모두 책장일 게 뻔하고, 책과 문구로 가득해서 2중으로 열을 지어둬야 할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집에가서 버릴게 없나 두리번거릴 예정이다.
대저택에 살면서 보관하고 싶은 것을 모두 보관하고 가끔 보물찾기 하는 기쁨을 누리는 건 그저 가끔 꾸는 꿈으로 둬야겠다.
어제도 책장위에 장식용으로 놓여있던, 실용성은 떨어지는 보틀과 술잔 몇개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다시 읽을것 같지 않은 책은 다 읽는 족족(혹은 재미없으면 읽던 중간에라도) '팔아치우기 가방'에 넣고 있다.
팔지 못하는 책은 기증박스에 넣고 있다.
내년으로 예정하고 있는 이사 때문에 짐을 줄이기도 해야겠고, 지고만 다니는 짐이 너무 많기도 해서다.
이사때마다 한트럭을 버리는데도 짐은 살다보면 늘어난다.
직전에 살던 집은 -내 기준에- 아주컸다.
그 집은 이것저것 흩어놓아도 생활공간이 넉넉했는데, 지금의 방 하나 거실 하나 미니미니 빌라에 오면서 발디딜 틈이 없을 것 같아 가구를 거의 다 버렸다. 멀쩡하던 소파까지.
곤도 마리에 상이 설레지 않으면 모두 버리고, 사진찍어두고 버리라고 해서 열풍이 불었는데, 최근에 그녀도 수납을 위한 샵을 열었다고 하니 사람이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본능에 위배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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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책장에, 그리고 집에 소장용 책만 남으면 나는 짐을 더 줄일 수 없을 때 까지 줄인 상태가 아닐까.
그래도 한쪽 벽면은 모두 책장일 게 뻔하고, 책과 문구로 가득해서 2중으로 열을 지어둬야 할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집에가서 버릴게 없나 두리번거릴 예정이다.
대저택에 살면서 보관하고 싶은 것을 모두 보관하고 가끔 보물찾기 하는 기쁨을 누리는 건 그저 가끔 꾸는 꿈으로 둬야겠다.
2019/11/27
'그런갑다' 하고 넘어가주는 것
'배려'라고 할까 하다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것은 배려도 센스도 아닌 것 같아서 '것'이라고 제목을 마무리했다.
나는 지금 모종의 이유로 운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은 못한다고 해야할지 하지 않는다고 해야 할지 조금 애매한 상태다.
'나는 지금 일시적으로 운전하지 못한다.' 라고 했을 때 상당히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했다.
내가 가자고 한 것도 아닌 워크샵에 운전 병력이 하나 빠지게 되니 늘 운전 하던 사람이 운전하게 되어 미안하기는 한데, '나는 일시적으로 운전하지 못한다' 라는 것에 대해 설명해야만 하는 유쾌하지 못한 경험이다.
내가 왜 설명을 해야하나.
싫다는 이유건 못한다는 이유건, 나는 하지 않겠다고 했으면 추가적인 설명은 필요치 않아야 하지않나.
--
초등학교(나는 국민학교) 6학년 이었을 때, 학생들 단체로 수영장 소풍을 간 적이 있다.
나에게는 그저그런 소풍, 그저그런 소란한 물놀이 정도였는데, 몇몇 여학생들은 참석할 수가 없었다.
다른 친구들 보다 좀 빨리 자라다보니 생리일과 겹친 것이다.
영문을 모르는 어리고 어리석은 동무들은 도대체 왜 이유는 말을 하지 않고 너희들은 수영복을 입지 않냐고 다그치고, 주변에 친한 친구들끼리 쉬쉬하며 이유를 알고 있었다.
굳이 설명할 필요없는 일이었고, 소풍이 수영장인 것이 무례한 상황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수영장이 웬말인가. 무례하게.
--
나는 지금도 워크샵, 플레이샵, 단체 해외여행을 곱게 볼 수가 없다.
누군가의 일상을 해치거나,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속살, 속사정을 드러내야 하는 이벤트 일 수 있다.
여행은 혼자, 혹은 친구와, 혹은 원한다면 가족과 함께.
나는 지금 모종의 이유로 운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은 못한다고 해야할지 하지 않는다고 해야 할지 조금 애매한 상태다.
'나는 지금 일시적으로 운전하지 못한다.' 라고 했을 때 상당히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했다.
내가 가자고 한 것도 아닌 워크샵에 운전 병력이 하나 빠지게 되니 늘 운전 하던 사람이 운전하게 되어 미안하기는 한데, '나는 일시적으로 운전하지 못한다' 라는 것에 대해 설명해야만 하는 유쾌하지 못한 경험이다.
내가 왜 설명을 해야하나.
싫다는 이유건 못한다는 이유건, 나는 하지 않겠다고 했으면 추가적인 설명은 필요치 않아야 하지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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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나는 국민학교) 6학년 이었을 때, 학생들 단체로 수영장 소풍을 간 적이 있다.
나에게는 그저그런 소풍, 그저그런 소란한 물놀이 정도였는데, 몇몇 여학생들은 참석할 수가 없었다.
다른 친구들 보다 좀 빨리 자라다보니 생리일과 겹친 것이다.
영문을 모르는 어리고 어리석은 동무들은 도대체 왜 이유는 말을 하지 않고 너희들은 수영복을 입지 않냐고 다그치고, 주변에 친한 친구들끼리 쉬쉬하며 이유를 알고 있었다.
굳이 설명할 필요없는 일이었고, 소풍이 수영장인 것이 무례한 상황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수영장이 웬말인가. 무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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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워크샵, 플레이샵, 단체 해외여행을 곱게 볼 수가 없다.
누군가의 일상을 해치거나, 굳이 밝히지 않아도 될 속살, 속사정을 드러내야 하는 이벤트 일 수 있다.
여행은 혼자, 혹은 친구와, 혹은 원한다면 가족과 함께.
2019/11/26
라떼이즈홀스 - 꼰대 라이프
"나 때는 말이야~" 라고 훈수를 시작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Latte is horse 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아주 적절한 그림을 하나 발견해서 올려본다. 원작자는 모르겠다.
내가 스무살에 겪은 세상과, 후배들이 스무살에 겪은 세상이 다른데 먼저 좀 겪어봤다고 어줍잖은 조언을 늘어놓기가 '어렵다.'
그래서 주로 입을 다물기위해 의식적으로 노력을 하는 편인데, 나도 모르게 튀어나올지도 모르니 더더욱 의식하자! 의식하자!
아주 적절한 그림을 하나 발견해서 올려본다. 원작자는 모르겠다.
내가 스무살에 겪은 세상과, 후배들이 스무살에 겪은 세상이 다른데 먼저 좀 겪어봤다고 어줍잖은 조언을 늘어놓기가 '어렵다.'
그래서 주로 입을 다물기위해 의식적으로 노력을 하는 편인데, 나도 모르게 튀어나올지도 모르니 더더욱 의식하자! 의식하자!
2019/11/23
집중하라는 하기좋은 소리
학생이 하나 있다 칩시다.
어찌어찌해서 서울대는 못가도 남들 부러워하는 사립대에 붙었는데, 등록금을 내고나니 그 다음 넘어야 할 산이 교재비, 생활비, 교통비라 아르바이트를 두개씩 하면서 학업을 이어 나가고 싶다고 칩시다. 요즘은 흔한 모습이겠지만.
"그런거 할 시간이 집중해서 공부를 하고 장학금을 받지 그래?"
--
부푼 꿈을 안고 사원증을 목에 걸고 출근하는 신입사원이 하나 있다고 칩시다.
열심히 주는 일을 하고 복사를 해오라면 복사기 도는 동안 들고 있는 문서도 읽어가며 회사에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대리가 스테이플러 찍힌 각도가 제각각이다, 폰트는 왜 이런걸 썼냐, 인쇄를 했으면 지그재그로 담아와야 나눠주기가 쉽지, 오늘 옷색은 그게 뭐냐, 키도 큰데 신발을 그런걸 신고 오면 부장이 싫어한다, 보고서는 이렇게 쓰는게 아니라 부장 생각을 읽어서 그림과 글을 적당히 배분해야한다며 일을 '열심히' 가르칩니다.
정작 중요한 것에 쏟을 정신도 시간도 없습니다.
"사소한건 빨리 맞춰주고 중요한데 집중해서 네가 빛나려는 노력을 해야지."
라고 조언합니다.
--
과장 3년차가 하나 있다 칩시다.
어찌어찌해서 서울대는 못가도 남들 부러워하는 사립대에 붙었는데, 등록금을 내고나니 그 다음 넘어야 할 산이 교재비, 생활비, 교통비라 아르바이트를 두개씩 하면서 학업을 이어 나가고 싶다고 칩시다. 요즘은 흔한 모습이겠지만.
"그런거 할 시간이 집중해서 공부를 하고 장학금을 받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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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푼 꿈을 안고 사원증을 목에 걸고 출근하는 신입사원이 하나 있다고 칩시다.
열심히 주는 일을 하고 복사를 해오라면 복사기 도는 동안 들고 있는 문서도 읽어가며 회사에 빠르게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대리가 스테이플러 찍힌 각도가 제각각이다, 폰트는 왜 이런걸 썼냐, 인쇄를 했으면 지그재그로 담아와야 나눠주기가 쉽지, 오늘 옷색은 그게 뭐냐, 키도 큰데 신발을 그런걸 신고 오면 부장이 싫어한다, 보고서는 이렇게 쓰는게 아니라 부장 생각을 읽어서 그림과 글을 적당히 배분해야한다며 일을 '열심히' 가르칩니다.
정작 중요한 것에 쏟을 정신도 시간도 없습니다.
"사소한건 빨리 맞춰주고 중요한데 집중해서 네가 빛나려는 노력을 해야지."
라고 조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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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3년차가 하나 있다 칩시다.
부장 대리 나갔다가 지들끼리 쑥덕쑥덕 하다 들어오더니 부장이 나한테 뭐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일을 하나 시킵니다.
저 둘이 항상 느낌이 좀 이상합니다.
저 둘이 항상 느낌이 좀 이상합니다.
참다가 상무한테 슬쩍 흘렸더니 예민하게 그런데 신경 쓰지마라 마누라 욕이나 하고 있을 거라며 일이나 집중해서 하랍니다.
나라를 세우는 부장의 의중을 읽느라 기획에 집중을 할 수가 없습니다.
--
누구의 탓입니까?
--
누구의 탓입니까?
2019/11/22
이른 아침 사무실은 춥고도 고요하지
아침에 좀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한창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일찍 일어날때는 4시-5시 정도에 깨서 책을 읽다가 출근하곤 했다.
출근해서 앉아 있으면 청소 여사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놀라곤 했다.
아무도 없어야할 시간에 내가 동그랗게 몸을 말고 랩탑 앞에 앉아 있으니 놀랄 수 밖에.
요즘은 날이 추워서 몸이 굳는지 그렇게 일찍 일어나진 못해도 다른 동료들보다 두시간 정도는 일찍 출근하는 것 같다.
우리 사무실은 건물 모퉁이에 있어서 겨울에는 매우 춥다.
히터를 돌려도 영 따뜻해지지 않는다.
두꺼운 담요를 덮고 뚱뚱한 실내화를 신고 앉아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남들보다 두시간 이르게 하루를 시작한다는 건 몇가지 장점이 있다.
- 전날 못끝내고 가서 못내 찜찜했던 사소한 일감들을 처리 할 수 있다.
- 사람이 없고 조용하니 집중해서 자료를 읽거나 작성할 수 있다.
- 영문 기사를 읽을 짬이 있다.
단점이라면 겨울에 춥고, 영문기사가 지겨울 때 좀 심심하다는 것 정도?
한창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일찍 일어날때는 4시-5시 정도에 깨서 책을 읽다가 출근하곤 했다.
출근해서 앉아 있으면 청소 여사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놀라곤 했다.
아무도 없어야할 시간에 내가 동그랗게 몸을 말고 랩탑 앞에 앉아 있으니 놀랄 수 밖에.
요즘은 날이 추워서 몸이 굳는지 그렇게 일찍 일어나진 못해도 다른 동료들보다 두시간 정도는 일찍 출근하는 것 같다.
우리 사무실은 건물 모퉁이에 있어서 겨울에는 매우 춥다.
히터를 돌려도 영 따뜻해지지 않는다.
두꺼운 담요를 덮고 뚱뚱한 실내화를 신고 앉아서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남들보다 두시간 이르게 하루를 시작한다는 건 몇가지 장점이 있다.
- 전날 못끝내고 가서 못내 찜찜했던 사소한 일감들을 처리 할 수 있다.
- 사람이 없고 조용하니 집중해서 자료를 읽거나 작성할 수 있다.
- 영문 기사를 읽을 짬이 있다.
단점이라면 겨울에 춥고, 영문기사가 지겨울 때 좀 심심하다는 것 정도?
2019/11/19
활력을 불러오는 몇가지
얼마전, 남녀 무용수가 썸을 타는 예능을 보고 있었는데 한 남자출연자가 여자출연자에게 도시락을 싸다주는 장면이 있었다. '쑥스쑥스' 한 분위기에서 남자출연자가 말했다.
"내가 잘 서포트 해 줄게. 나 목표가 생겼어. 이번 뮤비 1등할거야."
굉장히 뜬금없지만 이때 내머리를 스치고 지난 생각은,
'그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지.'
였다.
--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일을 하다보면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팀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런 팀들을 보면 나도 성과를 만들어내는 일을 잘하고 싶어진다.
--
최근에 운동 가기 싫은 날이 많았다.
해도 늘지도 않고, 굉장히 힘든 운동이라 몸이 편하고자 하는 본능에 반하는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온갖 핑계를 대고 빠지는 날이 많았다.
이렇게 매일 운동을 해야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다니, 평생 이러고 살 자신도 없었다.
그러다 문득, 해외 출장으로 운동을 쉬고 있다가 출장 마지막날, 레고샵에 들렀다.
체육관 관장님 포함 세명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아 운동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레고샵에서 내리 한시간 이상을 보내며 떠오르는 얼굴과 닮은 피규어를 조립해왔다.
나와 같은 시간에 만나면 서로 미트를 잡아주는 두 여성 회원님은 머리가 짧은데, 정성껏 닮은 헤어스타일과 표정을 고르고, 잘 싸울 것 같은 몸통과 개구쟁이 같은 몸통으로 매칭을 했다.
누가봐도 그들이어서, 전달하기 전에 모두에게 보여주니 누구의 것인지 단번에 맞췄다.
요 며칠 체육관 가는게 기다려지고 즐겁다. 이 두분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운동하러 간다.
--
활력을 일부러 만들려고 노력하면 참 어려운 것 같다.
갑자기 스치는 자극을 잘 잡아내서 부스팅하는 것이 나에게는 조금 더 쉽다.
이 기회를 놓치지말고 조금이라도 오래 누리고 싶다.
약발 떨어지면 또 다른 자극거리가 빨리 오면 좋겠다.
"내가 잘 서포트 해 줄게. 나 목표가 생겼어. 이번 뮤비 1등할거야."
굉장히 뜬금없지만 이때 내머리를 스치고 지난 생각은,
'그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지.'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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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을 발굴하는 일을 하다보면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팀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런 팀들을 보면 나도 성과를 만들어내는 일을 잘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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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운동 가기 싫은 날이 많았다.
해도 늘지도 않고, 굉장히 힘든 운동이라 몸이 편하고자 하는 본능에 반하는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온갖 핑계를 대고 빠지는 날이 많았다.
이렇게 매일 운동을 해야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다니, 평생 이러고 살 자신도 없었다.
그러다 문득, 해외 출장으로 운동을 쉬고 있다가 출장 마지막날, 레고샵에 들렀다.
체육관 관장님 포함 세명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아 운동하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다.
레고샵에서 내리 한시간 이상을 보내며 떠오르는 얼굴과 닮은 피규어를 조립해왔다.
나와 같은 시간에 만나면 서로 미트를 잡아주는 두 여성 회원님은 머리가 짧은데, 정성껏 닮은 헤어스타일과 표정을 고르고, 잘 싸울 것 같은 몸통과 개구쟁이 같은 몸통으로 매칭을 했다.
누가봐도 그들이어서, 전달하기 전에 모두에게 보여주니 누구의 것인지 단번에 맞췄다.
요 며칠 체육관 가는게 기다려지고 즐겁다. 이 두분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운동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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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을 일부러 만들려고 노력하면 참 어려운 것 같다.
갑자기 스치는 자극을 잘 잡아내서 부스팅하는 것이 나에게는 조금 더 쉽다.
이 기회를 놓치지말고 조금이라도 오래 누리고 싶다.
약발 떨어지면 또 다른 자극거리가 빨리 오면 좋겠다.
2019/11/13
사과하지 않는 사람
일하다가 너무 졸려서 실수할까봐 (해도 내 블로그에 하려고) 글을 써본다.
자기가 잘못한걸 알아도 절대로 사과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아니, 사과 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하는게 낫겠다.
'잘못한 걸 인지를 못하나?' 해서 확인해보면 알고 있다. 그렇지만 사과하지 않는다.
사과는 하지 않지만 변명에 준하는 말을 한참 한다.
--
사과하지 않는 사람이 싫어서, 나는 사과할 일이 있을 때 나만의 매뉴얼을 가지고 '열심히' 사과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못한 것을 모를때나 인정할 수 없을 때는 빼더라도, 인지 했을 때는 앙금이 남지 않도록 사과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라,
그랬더니 사과받은 쪽에서는 사과 받은걸 자랑하고 다닌다?
아.. 이래서 사과들을 안하나?
그러나 자랑을 하건말건 나는 내 할 도리를 해야겠으니 후회는 없다.
--
잠이 깼다.
다시 일한다.
자기가 잘못한걸 알아도 절대로 사과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아니, 사과 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하는게 낫겠다.
'잘못한 걸 인지를 못하나?' 해서 확인해보면 알고 있다. 그렇지만 사과하지 않는다.
사과는 하지 않지만 변명에 준하는 말을 한참 한다.
--
사과하지 않는 사람이 싫어서, 나는 사과할 일이 있을 때 나만의 매뉴얼을 가지고 '열심히' 사과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못한 것을 모를때나 인정할 수 없을 때는 빼더라도, 인지 했을 때는 앙금이 남지 않도록 사과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라,
그랬더니 사과받은 쪽에서는 사과 받은걸 자랑하고 다닌다?
아.. 이래서 사과들을 안하나?
그러나 자랑을 하건말건 나는 내 할 도리를 해야겠으니 후회는 없다.
--
잠이 깼다.
다시 일한다.
2019/11/12
다락의 책
산더미 같았던 책은 거의 다 버리고, 고향집에는 절대로 못버리는 내 애장품들만 소량 남았다.
미취학 아동이었던 시절의 기억중 가장 강렬한 기억은 다락이다.
어디서 얻어왔는지, (아마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촌들에게서 많이 구해왔겠지만) 다락에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책이 꽤 많았다. 오래되고 표지가 떨어져나간 청소년 잡지도 있었다.
거의 처박혀서 나오지도 않고 종일 읽었고, 읽은 것을 잊을 때 쯤 또 꺼내 읽었다. 어두워도 읽고 자기 전에는 누워서 읽었다.
그 덕에 글씨도 크고 내용이 축약된 어린이용 도서는 거의 읽지 못하고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안네의 일기를 찾으러 서점에 갔다가 점원이 어린이 용을 내밀어서 어이 없는 표정으로 바라본 적도 있다. 그렇게 내용을 다 잘라놓은 책은 애초에 볼 마음이 없었다.
어린이 문고는 '다렐르' 시리즈나 '아나스타샤' 시리즈 같은 것으로 시작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3학년부터는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고향에 남아 있는 책은 아주 오래된 것들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출판된 책도 있고, 나와 나이가 비슷한 책도 있다.
지금과는 표기법도 다르고 제목도 달라진 책이 많다. 그리고 요즘은 구하기 힘든 책도 있다. 새삼 종이가 기록에 얼마나 적합한 발명품인가 생각해 볼 때도 있다.
지금은 참 책을 쉽게 산다.
보고 싶은 책 사볼 정도의 경제력도 되고, 출판되는 책도 워낙 많다.
예전에는 신간 소식을 신문 지면 광고로 보다보니, 광고를 오려서 서점에 들고가 책을 찾아달라고 하기 일쑤였다.
책을 하도 많이 읽어대니 용돈 대부분은 책값으로 들어갔고, 가뜩이나 가난한 집에 (공부에 도움도 안되는) 책만 읽어대는 내가, 엄마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글을 읽다보니 글을 쓰게 되고, 그러다보니 하루가 멀다하고 백일장에서 상을 받아왔는데 별로 환영을 받은 기억이 없다.
전국대회 장원도 했지만 반응은 비슷했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부작용이 있다. 옳고 그른것을 구분하려고 한다.
틀려먹었다 싶은 것은 고개를 돌리거나 거품을 물고 대들었다. 많이 싸웠다. 타협하고 싶지도 않았다.
마흔이 된 지금, 그 다락이 그립지는 않지만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다.
덕분에 책도 많이 읽었고, 혼자 보낼 수 있는 피난처가 있어 좋았다.
--
그리고 보고 싶은 책을 마음만 먹으면 사서 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월급이 고맙다.
글쓰기 창을 열었을 때, 내가 원래 쓰려고 했던 글은 '잽에 날아간다.' 였다.
일하느라 에너지를 쓰고 스트레스를 받고 아웃풋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잡스런데 화가 나고, 짜증받이가 되는게 너무 싫어서, 그에 대한 글을 써보려했는데,
에라. 월급쟁이, 월급 날짜맞춰 잘 나오면 책사보고 밥사먹고 저금하는 낙으로 살지, 그따위 잽은 맞아주마. 안그래도 운동하면서 맨날 맞는 걸.
미취학 아동이었던 시절의 기억중 가장 강렬한 기억은 다락이다.
어디서 얻어왔는지, (아마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촌들에게서 많이 구해왔겠지만) 다락에는 종류를 가리지 않고 책이 꽤 많았다. 오래되고 표지가 떨어져나간 청소년 잡지도 있었다.
거의 처박혀서 나오지도 않고 종일 읽었고, 읽은 것을 잊을 때 쯤 또 꺼내 읽었다. 어두워도 읽고 자기 전에는 누워서 읽었다.
그 덕에 글씨도 크고 내용이 축약된 어린이용 도서는 거의 읽지 못하고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안네의 일기를 찾으러 서점에 갔다가 점원이 어린이 용을 내밀어서 어이 없는 표정으로 바라본 적도 있다. 그렇게 내용을 다 잘라놓은 책은 애초에 볼 마음이 없었다.
어린이 문고는 '다렐르' 시리즈나 '아나스타샤' 시리즈 같은 것으로 시작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3학년부터는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고향에 남아 있는 책은 아주 오래된 것들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출판된 책도 있고, 나와 나이가 비슷한 책도 있다.
지금과는 표기법도 다르고 제목도 달라진 책이 많다. 그리고 요즘은 구하기 힘든 책도 있다. 새삼 종이가 기록에 얼마나 적합한 발명품인가 생각해 볼 때도 있다.
지금은 참 책을 쉽게 산다.
보고 싶은 책 사볼 정도의 경제력도 되고, 출판되는 책도 워낙 많다.
예전에는 신간 소식을 신문 지면 광고로 보다보니, 광고를 오려서 서점에 들고가 책을 찾아달라고 하기 일쑤였다.
책을 하도 많이 읽어대니 용돈 대부분은 책값으로 들어갔고, 가뜩이나 가난한 집에 (공부에 도움도 안되는) 책만 읽어대는 내가, 엄마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글을 읽다보니 글을 쓰게 되고, 그러다보니 하루가 멀다하고 백일장에서 상을 받아왔는데 별로 환영을 받은 기억이 없다.
전국대회 장원도 했지만 반응은 비슷했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부작용이 있다. 옳고 그른것을 구분하려고 한다.
틀려먹었다 싶은 것은 고개를 돌리거나 거품을 물고 대들었다. 많이 싸웠다. 타협하고 싶지도 않았다.
마흔이 된 지금, 그 다락이 그립지는 않지만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다.
덕분에 책도 많이 읽었고, 혼자 보낼 수 있는 피난처가 있어 좋았다.
--
그리고 보고 싶은 책을 마음만 먹으면 사서 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월급이 고맙다.
글쓰기 창을 열었을 때, 내가 원래 쓰려고 했던 글은 '잽에 날아간다.' 였다.
일하느라 에너지를 쓰고 스트레스를 받고 아웃풋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잡스런데 화가 나고, 짜증받이가 되는게 너무 싫어서, 그에 대한 글을 써보려했는데,
에라. 월급쟁이, 월급 날짜맞춰 잘 나오면 책사보고 밥사먹고 저금하는 낙으로 살지, 그따위 잽은 맞아주마. 안그래도 운동하면서 맨날 맞는 걸.
2019/11/11
꼴보기 싫은 '대표 신격화'
스타트업 페이스북 포스팅을 보다보면 딱 보기 싫은 문구를 볼 때가 있다.
'모모 대표님께서는 어느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발표 하셨습니다.'
'모 일간지에 모모 대표님을 인터뷰 해주셨습니다.'
대표가 포스팅 작성자에게 보스일지 몰라도 페이스북 글 보는 사람에게는 아닐텐데, 대체 누굴 보라고 저런 포스팅을 쓰는 걸까.
--
공식적인 자리에서 발표하면서, 자기네 회사 대표 찬양하는 내용 넣는 것도 제정신 아닌 것 같다.
--
그런데, 찬양안하고 안띄워주고 안챙겨주면 완전히 티나게 삐치는 대표들 많이 봤고, 자기 입으로 '대표는 이러하다, 대표는 보고 받아야 한다, 대표는 직원들 사적인 정보까지 알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스스로 특별한 존재로 포지셔닝 하는 것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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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소왕국.
'모모 대표님께서는 어느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발표 하셨습니다.'
'모 일간지에 모모 대표님을 인터뷰 해주셨습니다.'
대표가 포스팅 작성자에게 보스일지 몰라도 페이스북 글 보는 사람에게는 아닐텐데, 대체 누굴 보라고 저런 포스팅을 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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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자리에서 발표하면서, 자기네 회사 대표 찬양하는 내용 넣는 것도 제정신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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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찬양안하고 안띄워주고 안챙겨주면 완전히 티나게 삐치는 대표들 많이 봤고, 자기 입으로 '대표는 이러하다, 대표는 보고 받아야 한다, 대표는 직원들 사적인 정보까지 알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스스로 특별한 존재로 포지셔닝 하는 것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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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소왕국.
결정을 하지 않는 다는 것 = 관심이 없다는 것
결정권자가 결정을 하지 않아 진퇴양난.. 은 좀 너무 나간 것 같고 아무튼 발이 묶일때가 있다.
결정권자가 결정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끌 때.
그리고 답을 하더라도 온인지 오프인지 명확하지 않고 '한번 보지요.' 라고 할 때.
관심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면 매우 편하다.
결정권자가 결정을 하지 않고 시간을 끌 때.
그리고 답을 하더라도 온인지 오프인지 명확하지 않고 '한번 보지요.' 라고 할 때.
관심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면 매우 편하다.
2019/11/07
2019/11/04
Thisten 앱을 써본 이야기
지난 주, 미국 라스베가스 HLTH라는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컨퍼런스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은 아니고 행사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일단 호텔에 입실할 때, 내가 컨퍼런스 페이지를 통해 예약한 사람이므로 방 키가 컨퍼런스 디자인이다.
호텔 로비는 컨퍼런스 티셔츠를 입은 사자상이 세워져있었다. (떠나는 날은 다른 행사를 위한 차림으로 바뀌어 있었다.)
등록대에서 명찰을 찾으니 명찰 속에 칩 같은 것을 붙이는게 보인다.
그게 뭔지는 밤에 알았는데, 비콘으로 내가 들어간 세션을 찾아 모아서 피드백을 달라는 메일이 왔다.
그리고 호텔방에 들어오자 우리 방문앞에 걸려있던 것은 홍보물이었다.
즉 어떤 호실이 컨퍼런스 참석자인지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좀 무섭다.)
무엇보다 나처럼 실시간 듣기가 어려운 사람을 위해 Thisten 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발표자 무대 옆에 검은 스크린을 별도로 세팅하고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서 출력하고 있었다.
이 서비스는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서 나는 앱으로 실시간 스크립트를 보고 있었다.
라이브, 업커밍, 지난 세션을 화면에 보여주고 골라서 들어가면 스크립트가 실시간으로 뜬다.
이 앱은 있는 그대로 받아써주는 기능만 있는게 아니라 지나간 문장을 스스로 고치기도 했는데, 추임새나 기침소리는 빼고 구술만 받아쓰고 실시간으로 지난 문장을 말이 되도록 고치기 까지 해서 사용하는 동안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단점이 없지는 않은데, 자르지 말아야 할 부분에서 문단을 바꾸거나 화자 구분이 안되거나, 아주 큰 세션에서는 문장을 건너뛰는 등 잘 쓸 수가 없었다.
이 앱을 보면서 떠오른 일화가 있다.
인공지능이 통역가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에 지인의 지인인 통역가의 대답이 '사람들이 말을 정확히 하지 않기 때문에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였다. 화자의 문장이 정확해야 기계 번역도 결과물이 잘 나올것이라는 뜻인데 Thisten 같은 앱이 더 발전해서 문장이 되도록 자동 수정을 한다면 통역을 어쩌면 상당 부분 대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행사 진행은 물흐르듯 매끄러웠고, 시간도 칼같이 맞춰서 잘라준 덕분에 다른 세션으로 점프하며 다녀야했던 나도 무리가 없었다.
단지 숙소 정보가 공유된 점은 좋은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컨퍼런스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은 아니고 행사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일단 호텔에 입실할 때, 내가 컨퍼런스 페이지를 통해 예약한 사람이므로 방 키가 컨퍼런스 디자인이다.
호텔 로비는 컨퍼런스 티셔츠를 입은 사자상이 세워져있었다. (떠나는 날은 다른 행사를 위한 차림으로 바뀌어 있었다.)
등록대에서 명찰을 찾으니 명찰 속에 칩 같은 것을 붙이는게 보인다.
그게 뭔지는 밤에 알았는데, 비콘으로 내가 들어간 세션을 찾아 모아서 피드백을 달라는 메일이 왔다.
그리고 호텔방에 들어오자 우리 방문앞에 걸려있던 것은 홍보물이었다.
즉 어떤 호실이 컨퍼런스 참석자인지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좀 무섭다.)
무엇보다 나처럼 실시간 듣기가 어려운 사람을 위해 Thisten 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발표자 무대 옆에 검은 스크린을 별도로 세팅하고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서 출력하고 있었다.
이 서비스는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서 나는 앱으로 실시간 스크립트를 보고 있었다.
라이브, 업커밍, 지난 세션을 화면에 보여주고 골라서 들어가면 스크립트가 실시간으로 뜬다.
이 앱은 있는 그대로 받아써주는 기능만 있는게 아니라 지나간 문장을 스스로 고치기도 했는데, 추임새나 기침소리는 빼고 구술만 받아쓰고 실시간으로 지난 문장을 말이 되도록 고치기 까지 해서 사용하는 동안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단점이 없지는 않은데, 자르지 말아야 할 부분에서 문단을 바꾸거나 화자 구분이 안되거나, 아주 큰 세션에서는 문장을 건너뛰는 등 잘 쓸 수가 없었다.
이 앱을 보면서 떠오른 일화가 있다.
인공지능이 통역가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에 지인의 지인인 통역가의 대답이 '사람들이 말을 정확히 하지 않기 때문에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였다. 화자의 문장이 정확해야 기계 번역도 결과물이 잘 나올것이라는 뜻인데 Thisten 같은 앱이 더 발전해서 문장이 되도록 자동 수정을 한다면 통역을 어쩌면 상당 부분 대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행사 진행은 물흐르듯 매끄러웠고, 시간도 칼같이 맞춰서 잘라준 덕분에 다른 세션으로 점프하며 다녀야했던 나도 무리가 없었다.
단지 숙소 정보가 공유된 점은 좋은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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