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3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을 선호 한다면

좀 이상하다 싶었던 것이 있다.

작은회사고 큰회사고 중간 회사고 간에 대표들은 내부 사람이 제안하는 것을 잘 듣지 않다가 비슷한 말을 더 강하게 해 주는 (내부 시스템이나 제품을 잘 모르는) 외부사람을 불러다 앉혀놓고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맞는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힌트를 찾았다.

내부에서 제안하는 내용은 어쩐지 불만처럼 들리고,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 주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은가보다.

나는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맞춰서 해주는 사람들이 비위맞추기를 하는 것 같아 영 탐탁치가 않고,
반대로 그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환심을 사야하는데 나처럼 해야할 말을 하겠다 주장하는 사람은 요령없어보이거나 거칠어보여서 그런지 논의 과정에서 배제를 하려고 한다.

조직이 경직될수록 심하다. 아니 리더 (=조직장, 대표 등등)가 경직될수록 심하다.

그 중간에서 줄타기를 요령껏 잘해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로 상황은 0 아니면 1이지 그 중간은 없다. 어떻게 전달하냐를 고민하고 돌려서 잘 전달하는게 필요하다는데, 내가 보기에는 영 비효율적이다. 콘텐츠가 같은데 정치도 아닌 업무하면서 왜 더 많은 시간을 쓰는지?

시간은 제품을 애정하는 고객한테 쓰지 내부에서 돌려말하고 듣고싶은 말만 해주며 에너지 태울 필요가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2019/03/11

누군가를 보는 시선

한달 전 쯤, 거래가 뜸했던 은행에 갔다.

이야기 1.

2015년 마지막 거래가 찍힌 통장과 도장을 들고 갱신을 하러 갔다.
창구 담당자가 계좌 복구는 불가능하고 필요하면 신규 계좌를 만들수는 있다고 한다.

만들어달라고 하자 방어적인 빠른 말로 '만드는 이유가 뭐세요? 이 근처에서 일하세요? 뭐 개인 사업 같은거 하세요?'

약 3초간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머릿속은 프로세싱 중이다.

...

내 행색이 어떤가 잠시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고정 수입과 명함이 없는 주부가 통장 개설하러 왔다고 생각했구나.
아. 재직증명서를 뗄 수 없는 주부를 이렇게 쳐다보겠구나.

잠깐의 백수시절에 나를 정의할 보조수단이 없어서 어색했던 몇 번의 순간과는 또 다른 불편함이었다.

도대체 나한테 왜이래. 그냥 계좌가 필요한 이유를 물어보고 서류 준비 할 수 있냐고 확인하면 되는데 왜 몰아붙이지?
대체 나를 왜 저렇게 쳐다보는건가. 금융사기를 당한 가련한(혹은 -그 눈빛이 말하는 바를 해석하자면- 아둔한) 미래의 피해자임을 확신이라도 하는지?

이야기 2.

오후에 나는 은행을 다시 갔다.
재직증명서 대신 소득을 보여주는 원천징수서와 인사정보 화면 인쇄본, 사원증을 가지고 갔고, 막힘없이 계좌를 만들고, 체크카드를 만들고, 인터넷 뱅킹을 텄다.

그리고 내 옆에는 어떤 영감님이 반말로 (고성은 아니었지만) 화를 내고 있었다.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어떤 증빙 서류도 없고, 서류를 준비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보였지만, 계좌만큼은 강력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창구에서 열심히 진정을 시키며 설명하던 직원(여자)이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았고, 더 설명해주겠다며 이 사람을 데려간 다른 직원(중년 남자)에게는 더 크게 화를 내고 있었다.

이런 규칙은 누가 만든거냐, 니들은 뭐하냐 틀린거 안고치고, 누구한테 말하면 되냐, 내 친구는 했다더라, 대통령한테 말하면 되냐..(정확히는 현직 대통령의 실명을 존칭없이 언급했다.)

아무 소용없이 열정을 불태우는 이분은 금융실명제 발표되던 해까지만 현역에서 활동하던 분인가보다.
계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분증이 있으면 되던 때.

...

대포통장이네 뭐네 하도 문제가 많아서 돈이 있어도 계좌하나 개설할 수 없는게 은행 창구 직원의 잘못도 아니요, 이런 대책밖에 못내놓는 금융감독원 잘못도 전부는 아니요, 그저 범죄자들 탓이다.
허구헌날 서울중앙지검 직원이라며 나를 찾고 시큰둥한 내 반응에 툭하면 욕지기까지 해대는 그 범죄자들.

아니 그 보다, 계좌 만들기 쉬웠던 그 시절을 기억하는게 제일 문제인가. 처음부터 만들기 어려웠다면 영감님도 저렇게 흥분하지는 않았을텐데.

2019/03/10

나는 신사양반

어느 주말 수영장을 가려고 마을버스를 탔다.
다음 정류장에서 한 할머니가 탑승을 했는데 잘 걷지 못하는 할머니를 위해 버스는 할머니 착석후 출발했다.

두정류장을 가서 같은 정류장에 내리는 분이길래 내릴때 “제 손 잡으세요. 먼저 내리세요.” 하고 먼저 내리게 해 드렸더니,
“아이고 고맙습니다, 아이고 고마워라, 신사시네.”

여기까진 좋았는데  -'신사'를 그냥 매너좋은 사람 정도로 해석했으니까- 그런데 뭔가 미심쩍은 표정으로 나를 몇번 더 살펴보신다.

역시 남자로 잠시 착각한듯하다.

음.. 할머니는 그럴수도 있겠다.

내 얼굴이 선이 가늘어서 좀처럼 남자로 오해받는 경우는 없는데, 머리를 짧게 잘랐고, 공기가 좋지않아서 마스크까지 쓰고 있었다. 게다가 목소리가 종종 중저음이 된다. 오해할만하다.

그래서 나는 그날 신사양반이 되었다.

그런데 만일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면 할머니는 나를 뭐라고 불렀을까.

뒤돌아 한발짝 가시면서도 할머니는 고개를 갸웃 하신다. ㅎㅎ 본의아니게 헷갈리게 해드렸군요.

그렇지만 역시 짧은 머리는 가벼워서 좋다. 바람이 불면 더벅머리로 헝클어지는 것도 재미있다.

2019/02/18

불행을 전시하고 증명하고 구경하는 사람들

며칠전 강남역 지하를 통해서 버스정류장으로 이동중이었다.
추운날이었고 나는 점퍼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있었는데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뭔가 소동이 있는 듯 시끌시끌 했다.

워낙 빠르게 지나간지라 정확히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이 "아니.. 아니.. 사려고 했는데.. 사려고 했는데요.." 라고 끝나지 않는 문장을 말하고 있고 상점 관계자인듯 보이는 둘이서 그 사람을 붙잡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옷가게 물건을 그냥 가져가려다 잡힌 절도미수로 추측되는 상황이다.

그보다 내가 인상적이었던 건 뒤에 우루루 부채꼴로 몰려 서서 핸드폰으로 그 장면을 촬영하던 사람들이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난지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가 있었다.

버스를 타며 생각해보니 소름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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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자극적인 기사가 조회수가 높단다. 당연하겠지만 불행할수록, 야할수록, 잔인할수록 사건의 본질에 관계없이 주목을 끈다.
왜 그런 끔찍한 기사를 찾아 읽고 공유하냐고 하자 '무섭고 끔찍하잖아요.' '선정적이잖아요.' '궁금하잖아요' 란다.

정말 나로서는 이해가 어려운 종류의 동기부여다.

평소 관심사라면 모를까 도대체 왜.
게다가 조회수를 올려준다는게 또 저질 제목의 선정적 기사를 낳는다는 것을 알면서, 기레기라고 욕만했지 행동은 그 반대라는게 참 이율배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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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그런 일이 있었다.

본인이 이제 더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병이라 살 수 있는 날이 며칠 남지 않은것 같으니 맛있는 것을 실컷 먹고 가고싶으며, 음식을 추천해줬으면 한다고.

이때 많은 사람들은 정말 맛있었던 음식을 추천해주고 응원했고,
어떤 사람들은 쇼하지 말라며 증명을 하라 했고,
어떤 사람은 다이렉트 메시지로 죽을 날로 예상되는 날이 자기 생일인데 재수없게 그런 소리를 하냐고 항의를 했다.

이 사람은 미안하다며 더이상 트윗하지 않았다.

..정말 기가 막혔다.
설사 거짓말이고 쇼라고 한들, RT타고 올라온 글을 본 본인들에게 무슨 손해가 있다고, 그저 맛있게 먹은 것을 추천하고 응원한마디 하면 될 일이었는데.

며칠 후 (사실여부는 당연히 모르지만 나는 믿고있다.) 동일 계정으로 그의 가족이 사망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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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모두에게 인간 본성에 역행해야한다고 우기는 것인지, 사람은 다 그런데 난 더 품위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정치적으로 올바르다고 자부심을 갖다못해 우월의식을 갖고 사는지.

지금은 전시상황도 아니고 민주주의, 자본주의, 선진국에 살고 있으니 시민으로서 품위를 지키고 얼굴이 보이든 보이지 않든 상호 최소한의 선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각자의 선이 얼마나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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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에 틀린 점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궁금합니다.

2019/02/08

걸크러시 수영장

여전히 수영은 열심히 하고 있다.
주5일 프로그램에 등록했고 회사 때문에 빠지는 날을 제외하고 강습은 주 3-4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토요일 자유수영에 종종 간다.

체중조절 중이라서 식단관리와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중이고, 마침 내가 하고 있는 운동이 수영이라 즐겁게 하고 있는 편이다.
다만 타고난 운동신경이 좋지못한데다 재활이 필요한 몸뚱이라 연습량에 비해 숙달이 느리다.
평영은 어찌나 못하는지 속도가 너무 느려서 매번 다른 분에게 자세가 어떠냐고 물어가며 하고 있다. 그래서 가끔 의욕이 달아난다.

달아나던 의욕은 순식간에 다시 돌아오는 편이다. 주로 그 이유는 탈의실에서 보는 여사님들, 할머니들 덕일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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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만큼은 '하다보면 언젠가는 되겠지' 정신으로 한다.
누가 나보다 훨씬 잘하든 어쩌든 나는 내 속도대로 간다고 마음먹고 사는데, 같은 클래스에 비슷한 분(이하 A회원님) 이 계시다.
A 회원님은 50대 혹은 동안의 60대 정도신것 같고, 무려 4개월을 킥보드를 잡고 발차기만 연습중이었는데, 물이 너무 무서워서 수영강습은 엄두조차 못내다가 큰 용기를 내신 분이다.

이 분, 그제보니 옆차기 진도가 나갔다. 이제 물이 그만큼은 무섭지 않다며 어깨를 쫙 폈다.
멋지다고 생각하고 엄지척을 보여드렸다. 누가 네번만에 하든 네시간만에 하든 무슨 상관인가. 4개월만에라도 하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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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탈의실은 종종 낯만 익은 사람들, 혹은 처음보는 사람들끼리 대화의 장이 열릴때가 있다.
사교성이 짱인 A 회원님이 자기는 너무 안된다며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하자 옆에서 듣던 70-80대로 보이는 B 회원님이 "나도 그러다가 일흔 둘에 자유형 했잖아~" 라며 뭐 그런걸 고민하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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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 그 언니 있잖아? 그 헬스하던 언니.. 그 언니 배에 11자 복근 만들었잖아..
D : 와. 대단하다. 그 나이에.

두분 다 연세가 나보다 적어도 열살은 더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언니라는 분도 그 이상의 연배일것이다.
그야말로 멋진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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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업이 끝나면 요일에 따라 아쿠아로빅 수업이 이어지는 날이 있다.
샤워를 하고 귀가하려고 나왔다가 수영장을 들여다보니 아쿠아로빅 운동하는 할머니들이 물속에서 칼군무를 하고 있다. 물의 저항을 이기면서 운동하기 때문에 근육은 많이 쓰되 부력이 있어서 관절에 무리가 덜가니 정말 최고의 운동이다.
노화에 개인차가 있으니 나이는 확신은 없지만 육상 도보가 힘드신 분들 꽤 있다.
그렇지만 물속에서는 칼군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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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주전만해도 평영을 하며 물을 되바가지로 먹고 있었다.
아무래도 안되겠기에 동네친구 헨동스에게 헬프를 외쳤다. 헨동이는 두달만에 접영을 배우고 있다한다.
토요 자유수영으로 옆동네 헨동이 다니는 수영장으로 갔다.

결론은? "누나는 재활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란다. 있는 힘껏 팔을 휘저어도 왜 힘을 안쓰냐고 묻는다.
요령이 없는건지 힘이 없는건지, 아마도 둘다일듯 싶다.

아무튼 그날 만난 연세 80은 되어보이는 할머니.

수영장에서 만났는데 "선생님, 제가 많이 느리니 먼저가세요.." 했더니 "나도 느려요." 라고 우아하게 답하시고 백조처럼 평영으로 전진하신다.
이분 최소 한시간 동안 물속에서 쉼없이 운동하셨고, 탈의실에서 만났다.

할머니답게(?) 내복을 입으셨지만 곱게 화장을하고 구루뿌(!)를 말고 드라이중이셨다. 
물밖에서 보니 정말 고운 할머니다.

나도 세월이 많이 지나도 수영하고 운동하는 삶을 살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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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느라 한약을 먹고 식이를 하고 운동도 하고 있다. 
한의사 선생에게는 말 못하는 비밀이 있는데 ㅋㅋ 고기도 조금 먹는날이 있다. 운동을 하고 있어서 단백질을 안먹을수도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고기를 좀 먹어줘야 스트레스를 덜받는다. 

운동하는 사람이 운동을 권하는 이유는 그 전과 후가 너무 천차만별로 다르기 때문이다. 
근육자랑하는 사람의 말은 별로 들을만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운동하는 습관이 생존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애정으로 운동을 권한다.

운동합시다 여러분.

하루하루 가면 갈수록 중요해지는게 운동인 것 같다.
알츠하이머도 운동으로 어느정도는 예방하고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한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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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하면 운동도 돈이 든다. 운동화 하나 바꿔신고 밖에서 뛰는 것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돈과 시간 둘다 필요하다.
결국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사는 문제는 재력과 연관이 될 수 밖에 없다.

기초생활비라는 것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 수도광열비와 식비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삶의 풍요를 위한 문화비, 건강을 위한 체력단련비도 '제2종' 기초생활비로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열심히 돈도 법시다.
나도 쓰고, 세금도 내고, 기부 계좌도 늘릴 수 있게. 

2019/01/04

40대를 시작하는 글

2019년 초입에서.

이맘때가 되면 글 잘쓰는 분들이 모두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는 글을 쓰고 난 즐겁게 읽는다.
올해는 나도 글을 하나 쓸텐데, 나는 시점이 30대를 정리하고 40대를 맞는 10년짜리 소재다. 
글을 잘 못쓰는 허점이 여실히 드러날텐데 아무렴 어떠하겠습니까.

그렇다. 마흔이다.

매우 신난다. 

…

정말 엿같았던 20대, 조청같았던 30대가 가고 40대가 왔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40대는 신나겠지, 기대해본다. 
시간은 연속적인 것인데 단위로 끊어가는 것이 무슨 소용이랴만은.

* 나의 30대를 summary

  - 커리어

    - 20대를 바쳐 번 돈으로 학위를 하나 더 받았고,
    - 세 번, 각기 다른 역할의 조직을 0에서 1로 빌드업했고,
    - 각기 다른 산업에 적용되는 플랫폼을 두번 만들어 올렸으며 대량 트래픽도 받아내보았고,
    - 다른 산업군에 있는 회사로 몇번 이직했고 이력서를 고쳤다.

  - 개인사

    - 가정을 꾸리고 세대주가 되었다.
    - 수차례 트랙을 달렸고 아마추어 레이서로 등록했으며,
    - 드디어 유럽을 (출장이 아니라) 여행했고,
    - 중국어공부를 두번 시도했고 지금 재시도하는 중이다.
    - 응급처치와 심폐소생술 교육을 수료했고,
    - 일상에 운동하는 시간을 할당하고 수영을 할 줄 알게 되었다. (허우적대고 있다.)

  - 세금과 별개로 사회를 위한 활동

    - 세번째 두발기증을 했고, (소아암 환자의 가발을 만들어주는 훌륭한 가발회사가 있다.)
    -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한국 유니세프는 시작했다가 재단에 문제가 많아보여서 취소하고 굿네이버스로 다시 시작)
      20대 때는 봉사활동 대장을 했는데 이젠 돈을 내고 있다. 나에게 이 의미는 경제적인 여유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다. 더 여유가 생기면 금액을 늘리거나 건수를 늘려갈 생각이다. 후원이란 수도광열비, 식비와 같다. 나에게 절대 줄일수 없는 최소 생계비, 복지비가 존재하듯이 나는 누군가의 최소 생계비와 존엄을 위한 복지에 후원한다. 한번 시작하면 그만 둘수는 없다. 
      저출생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려면, 태어났음에도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유아청소년을 함께 고려하는 정도의 노력은 했으면 한다. 


  - 그리고 많은 것을 알았다. 

    -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나를 쥐어짜며 지켰던 것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서 버렸고,
    - 주변에 정말 중요한 사람들과의 연결이 훌륭히 유지되고 있으며,
    - 세상사는 자신감도 조금은 더 생겼고 예전만큼 불안하고 우울하지는 않다.
    - 싸움을 할 때 더 거칠어졌으며 남의 눈치보지않게 되었다.
    - 실수나 무능을 자각할때마다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던 것과 달리, 다 유능할 수 없고 실수도 할 수 있다며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졌다.
      매번 괴로워하기에는 나는 너무 무능한 부분이 많고 실수도 제법 해서, 용서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살수가 없어 그렇게 된 것도 있다. ㅎㅎ


* 나의 40대 : 일단 지금의 목표


  - 커리어

    - (지금 다니는 회사를 무척 좋아하지만) 대기업은 권한도, 영향력도, 할 수 있는 일도 없다시피 적고, 안되는 것만 많아서 힘빠진다.
    - 설득할 기회도, 설명할 기회도 충분치 않고, 심지어 높은 분들 스타일에 맞춰서 설명하느라 힘만 빼고 실행은 안될것 같다.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나 생각도 들지만 해볼기회도 없다.
    - 일을 만드는 나의 스케일은 작지 않고, 회사가 부여한 나의 권한은 0에 수렴한다.
    - 6개월이나 있었는데 이력서를 어떻게 업데이트를 해야할지 모르겠다.
    - 그러나 나에게 아늑한 책상과, 각종 복지와, 매달 급여와 시간외근무수당, 훌륭한 동료들, 무엇보다 아주 훌륭한 명함을 줬기 때문에 위 어떤 이유도 내 충성심에 위해가 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잘하고 싶다. 돈 많이 주는데서 오라고 하지 않는 이상 오래 다니고 싶다.
    - 15년+4년(학부때도 일을 했다.) 가량 많은 일을 했고, 고통스럽게 챌린지 할 수 있는 체력도 의욕도 물론 지금 충분하지만, 이사람 저사람 만나다보니 질려서 집값 싼 곳에 널찍하게 일터 만들어두고 작게 장사하면서 밥이나 먹고 살고 싶은 생각도 있다.
    - 따라서 현재로서는 커리어의 목표는 세우지 못하겠다.

 - 개인사

    - 체력을 만들어서 몽골과 중국 여행을 하고싶다.
    - 중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는데 열심히 해서 여행하고 대화 가능한 정도로 잘 하고 싶다.
    - 날씨 좋은 휴양지에서 풀빌라에 묵으며 돈지랄 한번 해보고싶다. 수영도 하고. 한 번도 그런 휴가는 가보지 못했다.
    - 두종류 정도는 더 운동을 배워보고싶다. 그중 하나는 격투기(복싱류)였으면 좋겠고 나머지 하나는 지금 생각에 테니스를 다시 하고 싶다.
    - 지금도 ‘동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다른 이들에 비해 넓은 편이지만(20대~70대), 더 다양한 친우를 만나고 싶다.
    - 정기후원을 늘려나갈 것이다. 단 재단의 비리가 조금이라도 밝혀지면 즉시 중단한다.
      동물복지에도 관심이 많다.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은 사람을 학대하기 전단계에 있다고 생각하며 동물도 행복한 세상의 사람이 행복하다고 확신한다. 이것은 최소한의 생명에 대한 존중을 의미한다. 
      다음에 '작지만 중단하지 않을 후원의 대상'은 국경없는 의사회같은 단체나 멸종위기 동물 보호단체, 유기 동물 보호단체로 정하게 될 것 같다. 
    - 에세이 혹은 사무실 SF 류(?)의 단편 소설을 써보고 싶다.
    김초엽 작가나 장류진 작가의 글을 최근에 아주 재미나게 읽었는데 기성 작가와 다른 읽는 재미가 있었다. 나는 그런 재능있는 스토리텔러가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의 씨니컬한 마음의 온기(상상에 맡긴다.)를 담아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은 '거의 망한 사회생활이야기' 정도 되려나.. '아무리 열심히 살아봐라, 원하는대로 되나' 가 되려나    

  - 그리고 스스로를 치켜세우며 살기로 했다. 

    - 겸양이 미덕이던 시대는 자본주의가 세상을 점령하면서 끝난 듯하다.
    - 겸손한 사람보다 별 것 없는 것이 다 드러나도 스스로를 내세우는 사람의 성취가 크고,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빈깡통을 식별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 더 큰 이유는 극히 소수의 사람만이 나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밖으로 내보이며, 상당수는 내 노력과 공을 가리고 묻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몇가지 찌질한 이유로.
    - 내가 나를 세우지 않으면 다른 이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다.
    - '더 잘난척하고 살자.’ 새로운 40대의 슬로건.  

평화를 추구하고 늘 생명을 존중하지만, 싸울 일이 있으면 싸울것이고, 갈등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잘난 40대를 시작해본다. 

당신도 나도 건승합시다.

2019/01/03

꼰대탄생의 한 시나리오

종종 열 몇살씩 어린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내 지난 커리어에 대해 궁금해하면 예전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이런것 하다가 이러한 일이 있어서 이런 일로 바꾸고, 퇴사를 하고, 공부를 하고 등등.. 

나 : ‘그때 이런 일이 있었는데 말이지..’
동료 : (… 눈을 크고 동그랗게 뜨고) ‘그런일이 있어요? 정말?’ 
나 : (헙..) 아 ㅇㅇ 그때는 그런일도 있었지.. 

…

바로 이순간이다. 

예를 들어, 옛날에 부장이 사무실에서 담배피고 재떨이 던지는 이야기를 하면서 ‘요즘 그런 사람 없잖아. 너네 회사 편하게 다니는거야.’라고 하면 바로 꼰대탄생이다. 
’내가 고생하고 살았는데, 내가 10년찬데, 1-2년차들은 아직 안겪어봤겠지만..’
… 재떨이 던지면 도로 집어서 머리에 꽂아버리지 겁쟁이처럼 그 꼴을 왜 당하고 살았느냐 물으면 뭐라고 답할텐가. 

세상은 늘 변하고, 시대가 변하고 사람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선구자가 큰 변화를 이끌기도한다. 
그러면, 내가 겪은 문제나 불합리한 것들은 사라지겠지만 그 자리에 다른 문제가 자리를 잡는다.

즉, 그들은 내가 겪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나는 그들이 겪은 새로운 문제가 왜 문제인지를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단편적인 예로 나는 학교에서 단톡방 지옥에서 왕따를 당해본적이 없다. 
그땐 삐삐도 없었으니까. 
‘야, 그따위 방 나와버리고 다 차단해버려!’ … 모르는 소리. 

…

아 상황이 다르구나, 로 생각해야지, 너네는 그런 문제도 안겪고 팔자좋다, 살기좋은 세상이네 하면 단절이다. 

…

유사품에 주의하세요. 

‘결혼을 하면 알게 될텐데, 애를 낳아봐야 이해 할텐데, 애가 둘이 되면 상황이 완전 달라지고.. ’

혼인을 해야 아는 사람도 있고, 안해봐도 세상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도 있고, 애를 낳아봐야 아는 사람도 있고, 애를 낳아도 모르는 사람도 있다.
혼인 안한 인생을 그는 모를 것이고, 아이 없는 생활도 어떤 모습일지 망상으로만 떠올렸기 때문에 주로 오해로 가득하다.
누구나 다른 모양이지만 짐을 지고 산다. 내 짐이 잘생겼으니 존경해달라고 말하지 말아야지. 

세상은 내가 겪은 일 보다 겪지 않은 것이 더 많고, 아는 것 보다 훨씬 더 넓은 철학과 가치가 존재한다. 
그리고 누가 얼마나 농도짙은 삶을 살았느냐가 시간보다 많은 것을 품는다. 

잊지말자.

…

그리고 정보 전달은 부지런히하되 말수를 더 줄여야겠다. 물어보면 대답하고 주로 듣는 사람이 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중이다.

나도 모르게 방언이 터질때가 문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