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5

준비되지 않은자에게 기회는 재앙이다

깊이(뼈저리게?) 공감하는 오늘의 한마디다.

뭐든 미루지말고 꾸준히 쌓아둬야 한다. 꾸준히 쌓아올린 것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

'미루기의 미덕' 같은 책을 읽고 임기응변으로 살아온 나의 '사십' 평생이여.
오늘도 식은땀을 되바가지로 흘리면서 감추느라 얼마나 애를 썼던지.

회사 음악앱에서 플레이리스트 편집을 하다가 화낸 사연

회사 음원 플레이 앱이 있는데, 비교적 새로나온 서비스다.

오랜만에 듣고 싶은 아티스트 음원이 있어서 몇명의 앨범을 찾고 다운받고 플레이리스트를 편집하고 있는데, 시도를 하다가 완전히 빡이쳐버렸다. 

뭐 복잡한 걸 하다가 그렇게 된건 아니고, 버젓이 메뉴가 화면에 도출되어 있는 기능을 쓰고 있었는데 2스텝을 못넘어가고 화가 나기 시작했다. 

- 제목을 편집하고 곡을 선택하니 고쳐놓은 제목이 디폴트로 되돌아갔다. 
- 그렇다 치고 또 열심히 곡 선택, 제목 수정을 반복한 후 저장을 하고 싶은데 어디에도 저장버튼이 보이지 않는다. 
- 그냥 돌아가면 저장된건가? 싶어서 엑스 누르고 빠져나가니 완전 헛수고 했다. 다 날아감. 

알고보니 위에 바 형태로 뜬 메뉴가 저장 버튼을 가린 것이다. 아주 흔적도 없이 가리고 당겨도 내려오지 않는 위치 고정 '저장' 버튼이라 방법이 없다. 

- 이런 기본적인 테스트를 안하고 라이브 서비스를? 
- 유저가 별로 없나?
- 제보 받고도 처리 안했으면 엄청나게 바쁜가?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사소한 이용 오류가 있으면 그럭저럭 이해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고치겠지, 꼬일수도 있지, QA 가 놓쳤나보지, 하면서. 

근데 이건 너무 기본적인 플로우에서 나온 오류다. 개발하면서 테스트해도 충분히 나올수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 

대체 왜 그런걸까.
아이러니하게 동료라고 생각하니 제보를 못하겠다. 

2019/03/19

'30대 여성이 즐겨찾는 뉴스'와 스커트, 블라우스 추천이 내게 무슨 소용이냐

바이오 기반으로 뭘 추천해주겠다고 하면 일단 거른다.

내가 만으로 30대에 생물학적으로 여자인건 맞지만, 이 정보로 뭉뚱그려 같은 그룹에 넣고 뭘 추천해주고는 AI 라고 우긴다.

인공지능이 아니라 단순화한 인간지능의 결과물이다.

난 단 한번도 치마나 블라우스를 온라인으로 구매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왜 계속 치마나 블라우스를 좁디좁은 모바일 화면 반을 채워가며 나에게 추천을 하는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

특히 액세서리, 패션템일수록 연령, 성별로 추천하면 맞아들어갈리가 없을 것이다.
일단 거르고 본다.

'아니 당신은 예외고' 라고 해도 소용없다. 내 주변은 그러면 다 예외니 내가 메이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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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들 그렇게 인생과 시간을 걸고 사업을 하면서 본질로 접근하려하지 않고 쉽게만 생각하려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2019/03/14

수영 일기 - 접영을 시작했다

물로 발등으로 힘껏 내리차야 한다.

이제 웨이브 조금 탈까말까 하는 시점에 발등에 멍이 울긋불긋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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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쉽게 거저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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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영은 아직도 바보같다. 아니 자세는 -하도 영상보고 물어보고 자세 고치는데 공을 들여서- 선수자세로 칼각인데 앞으로 나아가지를 않는다.
새 코치는 원인으로 '힘이 없다' 를 꼽았고, 할머니들도 슝슝 잘 나가기에 나는 아직도 디버깅중이며 몇가지 문제를 스스로 고쳤다.

2019/03/13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 주는 사람을 선호 한다면

좀 이상하다 싶었던 것이 있다.

작은회사고 큰회사고 중간 회사고 간에 대표들은 내부 사람이 제안하는 것을 잘 듣지 않다가 비슷한 말을 더 강하게 해 주는 (내부 시스템이나 제품을 잘 모르는) 외부사람을 불러다 앉혀놓고 해결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맞는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힌트를 찾았다.

내부에서 제안하는 내용은 어쩐지 불만처럼 들리고,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 주는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은가보다.

나는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맞춰서 해주는 사람들이 비위맞추기를 하는 것 같아 영 탐탁치가 않고,
반대로 그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환심을 사야하는데 나처럼 해야할 말을 하겠다 주장하는 사람은 요령없어보이거나 거칠어보여서 그런지 논의 과정에서 배제를 하려고 한다.

조직이 경직될수록 심하다. 아니 리더 (=조직장, 대표 등등)가 경직될수록 심하다.

그 중간에서 줄타기를 요령껏 잘해야 한다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주로 상황은 0 아니면 1이지 그 중간은 없다. 어떻게 전달하냐를 고민하고 돌려서 잘 전달하는게 필요하다는데, 내가 보기에는 영 비효율적이다. 콘텐츠가 같은데 정치도 아닌 업무하면서 왜 더 많은 시간을 쓰는지?

시간은 제품을 애정하는 고객한테 쓰지 내부에서 돌려말하고 듣고싶은 말만 해주며 에너지 태울 필요가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2019/03/11

누군가를 보는 시선

한달 전 쯤, 거래가 뜸했던 은행에 갔다.

이야기 1.

2015년 마지막 거래가 찍힌 통장과 도장을 들고 갱신을 하러 갔다.
창구 담당자가 계좌 복구는 불가능하고 필요하면 신규 계좌를 만들수는 있다고 한다.

만들어달라고 하자 방어적인 빠른 말로 '만드는 이유가 뭐세요? 이 근처에서 일하세요? 뭐 개인 사업 같은거 하세요?'

약 3초간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머릿속은 프로세싱 중이다.

...

내 행색이 어떤가 잠시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고정 수입과 명함이 없는 주부가 통장 개설하러 왔다고 생각했구나.
아. 재직증명서를 뗄 수 없는 주부를 이렇게 쳐다보겠구나.

잠깐의 백수시절에 나를 정의할 보조수단이 없어서 어색했던 몇 번의 순간과는 또 다른 불편함이었다.

도대체 나한테 왜이래. 그냥 계좌가 필요한 이유를 물어보고 서류 준비 할 수 있냐고 확인하면 되는데 왜 몰아붙이지?
대체 나를 왜 저렇게 쳐다보는건가. 금융사기를 당한 가련한(혹은 -그 눈빛이 말하는 바를 해석하자면- 아둔한) 미래의 피해자임을 확신이라도 하는지?

이야기 2.

오후에 나는 은행을 다시 갔다.
재직증명서 대신 소득을 보여주는 원천징수서와 인사정보 화면 인쇄본, 사원증을 가지고 갔고, 막힘없이 계좌를 만들고, 체크카드를 만들고, 인터넷 뱅킹을 텄다.

그리고 내 옆에는 어떤 영감님이 반말로 (고성은 아니었지만) 화를 내고 있었다.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어떤 증빙 서류도 없고, 서류를 준비하고 싶은 생각도 없어보였지만, 계좌만큼은 강력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창구에서 열심히 진정을 시키며 설명하던 직원(여자)이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았고, 더 설명해주겠다며 이 사람을 데려간 다른 직원(중년 남자)에게는 더 크게 화를 내고 있었다.

이런 규칙은 누가 만든거냐, 니들은 뭐하냐 틀린거 안고치고, 누구한테 말하면 되냐, 내 친구는 했다더라, 대통령한테 말하면 되냐..(정확히는 현직 대통령의 실명을 존칭없이 언급했다.)

아무 소용없이 열정을 불태우는 이분은 금융실명제 발표되던 해까지만 현역에서 활동하던 분인가보다.
계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분증이 있으면 되던 때.

...

대포통장이네 뭐네 하도 문제가 많아서 돈이 있어도 계좌하나 개설할 수 없는게 은행 창구 직원의 잘못도 아니요, 이런 대책밖에 못내놓는 금융감독원 잘못도 전부는 아니요, 그저 범죄자들 탓이다.
허구헌날 서울중앙지검 직원이라며 나를 찾고 시큰둥한 내 반응에 툭하면 욕지기까지 해대는 그 범죄자들.

아니 그 보다, 계좌 만들기 쉬웠던 그 시절을 기억하는게 제일 문제인가. 처음부터 만들기 어려웠다면 영감님도 저렇게 흥분하지는 않았을텐데.

2019/03/10

나는 신사양반

어느 주말 수영장을 가려고 마을버스를 탔다.
다음 정류장에서 한 할머니가 탑승을 했는데 잘 걷지 못하는 할머니를 위해 버스는 할머니 착석후 출발했다.

두정류장을 가서 같은 정류장에 내리는 분이길래 내릴때 “제 손 잡으세요. 먼저 내리세요.” 하고 먼저 내리게 해 드렸더니,
“아이고 고맙습니다, 아이고 고마워라, 신사시네.”

여기까진 좋았는데  -'신사'를 그냥 매너좋은 사람 정도로 해석했으니까- 그런데 뭔가 미심쩍은 표정으로 나를 몇번 더 살펴보신다.

역시 남자로 잠시 착각한듯하다.

음.. 할머니는 그럴수도 있겠다.

내 얼굴이 선이 가늘어서 좀처럼 남자로 오해받는 경우는 없는데, 머리를 짧게 잘랐고, 공기가 좋지않아서 마스크까지 쓰고 있었다. 게다가 목소리가 종종 중저음이 된다. 오해할만하다.

그래서 나는 그날 신사양반이 되었다.

그런데 만일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었다면 할머니는 나를 뭐라고 불렀을까.

뒤돌아 한발짝 가시면서도 할머니는 고개를 갸웃 하신다. ㅎㅎ 본의아니게 헷갈리게 해드렸군요.

그렇지만 역시 짧은 머리는 가벼워서 좋다. 바람이 불면 더벅머리로 헝클어지는 것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