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3

Flat and Self-organizing



이런 트윗이 올라왔고, Valve 라는 회사는 수년전에 (아마도 내가 게임회사에서 플랫폼 구축하는 팀의 팀장을 하고 있었을때) '멋진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 라며 신규입사자를 위한 핸드북 PDF 가 돌았던 것 같다.

동료들은 찬양하는 분위기였고 거의 늘 씨니컬한 편인 나는 떨떠름 한 쪽이었고.

소규모 팀이고 모두가 슈퍼스타라면 누가 조율해 줄 것도 없이 합심단결해서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겠지만, 그런 조직은 흔치 않다.
스스로를 슈퍼스타라고 생각하는 주장강한 게임회사 젊은이들에게 멋진 조직으로 보이긴 했을테니 채용에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페이지 로드가 안되어서 (그리고 페이지가 어두워지며 누르고 싶지 않은 팝업이 떠서) 글을 다 읽지는 못했는데 일단 내 감상은 그렇다.

수평적인 조직을 표방하는 회사의 창업자들은
1. 조직원을 믿고 임직원의 동기부여와 퍼포먼스를 기대하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드리머거나
2. 자신과 극소수의 자신이 허용한 이너서클 주변인(주로 맹목적 충신)만 무엇이든 권한을 가지고 나머지는 동일 선상에 놓고 싶은 설익은 경영자거나

..

아직 3번은 찾지 못했다.

좀 삐딱한가?

난 성선설을 추종하지 않는다.

2018/07/11

그릇 작은 것과 허세는 개선 방법이 없다.

그리고 이상하게 이 둘은 같이 다니는 것 같다.

그릇 작은 사람이 허세를 달고다니는 것 같다는 뜻이다.

뭐라 알려주기도 뭐하고, 눈치껏 알아채주기를 바라기도 어려운, 참 안그런 것 같으면서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들이다.

대표나 리더들 중에 본인은 티가 안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옹졸한게 너무 드러나고, 은근히 고민과 함께 밖으로 비추는 것들이 허세가 껴있고.

2018/07/02

나도 달리고 싶다.

'나도 달리고 싶다.' 와 '술을 끊었다.' 중 어느쪽을 제목으로 할까 잠시 고민했다.

어차피 같은 문제에서 비롯된 생각을 기록하겠지만, 이 두 제목 후보는 느낌이 조금 다르다. (적어도 나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술을 끊었다.' 라고 하면 제목만보고 내 지인들이 매우 크게 비웃을지도 모른다. 뉘앙스는 '개가 ㄸ을 끊지..' 정도 되겠다.
그만큼 나는 주변에 술 좋아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있다.

술마시는 분위기를 좋아한다거나 안주를 먹으러 다니는걸 좋아한다는 사람들은 많기도 하고 당당하게(?) 이야기 하지만, 술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정뱅이 같은 느낌이랄까,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아무튼, 회사를 다시 다니기 시작한 이후 회식이 3회 정도 있었고 출장이 1회 있었다.
그 사이에 나는 체중이 또 1.5kg이 늘었다.

요가로 간신히 체중을 버티게 되었는데, 망했다.
또 자고 일어날 때 등이 아프다.

때문에 체중을 감량하지 않고서는 요가하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체중을 감량하겠다고 운동을 더 하자니 무리가 가서 달릴 수가 없다.

비가 많이 온다.

아침에 허리가 너무 아파서 간신히 일어났다.
얼마전 정형외과에서 초음파까지 찍었던 무릎도 아프다.

이제 남은 방법은 술을 끊고 안주를 끊고 적게 먹는 것 뿐이다.

몇년전 (이라고 쓰고 계산을 해보니 9년전이다. 시간이 너무 빨리간다.) 테니스를 치고 운동장을 뛰어다니면서 '아 나이 들어서 이것도 힘들구나' 했는데 몸이 무거워지는건 한계도 없이 심해진다.

근래 산 책 중 3권은 운동에 관련된 것이다.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
'마흔, 여자가 체력을 키워야 할 때'
'요가 매트만큼의 세계'
등이다.

체력만큼은 자신있었는데, 내가 이렇게 되다니.
흰머리 다음으로 노화의 충격이다.

낯선 것을 받아들이는 것

아프리카에 봉사활동을 여러차례 다녀오기도 한, 한 영화배우가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고 글을 썼다.

그에 대한 반박으로 (논리를 풀어가기 위해 한가지 예를 들며 성의있게 쓴 글이었지만 요약해보자면) 영화배우가 그 사람들이 사는 환경에 노출되지 않을 것이고 결국 서민들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요지의 글을 썼다.

어느 정도의 Jump 일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어떤 장면이 떠올랐다.

몇년 전, 나는 대림역 인근에 살고 있었다.
그때 여고 동창 몇명을 만나 오랜만에 브런치를 하고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내가 사는 곳이 평화롭고 좋다.' 고 했더니 단칼에 분당에서 아들을 둘 키우는 친구가 '그런 차이나 타운에서는 애 못키운다.' 라고 했다.

내가 살던 아파트 단지에는 아기도 있었고 어린이도 있었고, 젊은 부부, 아기를 데리고 산책 나오는 노인 등 말그대로 평화로운 아파트 단지였다.
몇발짝 떨어진 곳에는 중국 동포와 중국인들이 많이 있기는 했지만 그들 나름대로 식재료 판매,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서 맛있고 저렴한 곳이 아주 많았다.
양꼬치 식당도 지금까지 가 본 곳 중에 최고였고, 요즘 유행하는 훠궈나 마라탕 집도 그때 이미 여러군데 있었다. 시장에 놀러가는게 나에게는 즐거운 산책 같은 것이었고, '차이나 타운'이라서 '위험하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 본적이 없다.

물론 사건이 없지는 않았다.

지하철 한정거장 떨어진 시장에서 중국동포들 간 칼부림이 나서 사람이 죽기도 했지만, 아무에게나 칼을 휘두른 것은 아니었고 오랜 싸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자정활동으로 팀을 꾸려 안전한 곳을 만들기 위한 그들의 노력덕인지 위협적인 느낌은 전혀 없었다.

차이나 타운이라고 지역 자체를 폄하한 동무와는 아직 만나지 않고 있다.
새로 유입된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밖으로 드러난 부정적인 면으로 인해 오해를 한 것은 더 설득이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낯선 것이 유입된(받아들인?) 지역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굉장한 무례였다.

난민 수용, 거부에 아주 많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낯설다는 것과 오해에 의한 부정은 아니었으면 한다.

난 구로, 대림에서 참 잘 살았다. 맛있고 저렴하고 재미난 중국 음식도 좋았다.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이주를 하건, 살 곳을 찾아 표류하다 정착하건 문제는 이질적인 종교나 문화가 유입이 된다고 서민이 청담동 사는 영화배우는 겪지 않을 대단한 불편함에 노출 되는 건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