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29

홧병, 우울, 회복

괜히 (그리 오래지않은)지난 기록을 들추어보는 바람에 어제 오후는 상태가 좋지 못했다. 
차곡차곡 누적되어서 풀리지 않은 화가 치밀어 오르면서 급격히 우울해졌다. 

범죄가 일어나는 이유는 범죄자가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탓이 아니다.

같은 논리로, 내가 그런 말을 들은 이유는 그 말을 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을 여러차례 듣게 된 이유는, 막아야 할 사람이 단호하게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는 이유가 분명했다. 

나는 그리고 화가 쌓이고 우울해지면 '끝내려면 끝낼 수 있다'며 자학하는 좋지못한 상태가 된다.
생각이 생각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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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달 동안 경기 준비를 하면서 오른쪽 손목에 문제가 생겼다. 
그저께 병원을 가서 확인해보니 손목뼈옆에 염증이 생겼다한다. 
강한 충격이 여러번 가해지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약을 5일치 받고 물리치료를 받고 돌아왔는데 별로 나아지지를 않는다. 
손목을 돌릴때마다 통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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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심각하게 우울한 이유가 이틀이나 운동을 못해서라고 단순히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어제 개인레슨에 들어갔다. 이틀이나 쉬고 레슨까지 쉴 수는 없어서,
회사는 전쟁이 나 있었지만 나는 꿋꿋하게 운동을 갔다. 


팔목이 아프다고 해서인지, 정말로 내가 몸개그가 심각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거울앞에서 자세부터 잡았다. 
내가 봐도 내 움직임은 충분하지 않아서 내리 한시간을 자세를 잡고, 약하게 잠시 미트를 쳤다. 
많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땀으로 젖었다. 

극한직업 관장님. 
이정도 몸치를 디테일하게 가르치려면 운동하던 사람은 아마 울화통이 터질 것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나니 홧병이 나서 죽을것 같던 머릿속이 깨끗해졌다.
다시 목이 쉬도록 통화를 하고 손가락에 불이 난 듯 메일을 쓰기 시작했고, 이 상태로 밤 11시까지 근무는 이어졌다. 
내 무능을 탓하지도 않았고, 유치하게 화를 내고 있지도 않았고, 원망하던 마음도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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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레시 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는게 이렇게 좋을수가 없다. 
회복했다. 

2022/04/27

독하다, 세다는 말의 속내

난 이상하게 실제와는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다. 

자기관리 끝판왕
독하다
세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는 말은 어떤 뜻인지 알 것 같은데, 센 모습을 별로 보인적도 없고 특히나 독한 구석이라고는 있지도 않은데 왜 그런가 늘 궁금하다. 

차갑다, 사무적이다 라는 말은 아홉살때 처음 들었다. 
듣고보니 조금 그런거 같아서 인지하고는 있었다. 

그런 걸 보면 천성이라는게 있거나 아주 어릴때의 경험이 평생 영향을 미치는게 맞나보다. 

내가 체중을 줄이느라 식단 조절을 하고 있을때도 독하다는 말을 듣는데, 나는 식탐이 별로 없고 배고픔을 잘 참을 뿐이다. 
새벽같이 일어나 책을 읽거나 일을 하는 것이 자기관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잠은 그저 일찍 깨는거고, 책읽는 것은 좋아하는 취미생활이고 일은 해야할 것이 있기때문에 할 뿐이다. 

별로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는 것 뿐인데 독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정도도 안하면서 세상을 어떻게 사는거지. 

난 오히려 내가 물러터지고 게을러서 이것밖에 못한다고 생각한다. 

무섭다는 피드백은 어찌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체구는 자그마하고 얼굴은 순둥하게 생겼다. 
경상도 억양때문에 어색해서 그러는건지. 

내가 초면부터 무섭게 대하지는 않을것이고. 

누가 설명좀 해주면 좋겠네. 
나를 그정도로 관찰하고 애정있게 서술해줄 사람은 아주이주 드물겠지만. 

독하다, 세다라고 말하는 사람의 속내는 내가 좀 불편하다는 뜻인가. 
다른 개체가 불편한건 사회적으로 어느정도는 당연한게 아닌가. 함께사는 동거인도 불편할 수 있는데. 

2022/04/25

2022.04.23 킥복싱 대전경기 현장

내 나이 마흔 세살에 인생 첫경기를 뛰어봤다.
51kg 미만급으로 신청해놓고 체중을 맞췄는데 대진이 없어서 55kg 으로 높여서 출전했다. 
마지막에 열심히 먹어봤지만 체중은 그닥 불어나지도 않고 배만 불러서 있는 그대로 나갔다. 

출전 신청을 하고 한달이 조금 안되는 동안 관장님에게 배가 부르도록(ㅋㅋ) 잔소리를 들어가며 연습하고, 사내아이들에게 맞아가며 스파링을 해보았다. 
이제 간신히 원투 스트레이트 자세가 조금 잡혔는데 실전에서는 또 허공에 대고 휘두르지는 않을지 걱정이 안되는건 아니었다. 


몇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열심히. 
내 체구가 더 작을 가능성이 높아서 파워 연습도 열심히. 
이 날 컨디션은 좋은 편이었다. 

그 전날 월경이 시작되어서 좀 불편한 것은 없지 않았지만, 몸도 많이 붓지 않고 다행이었다. 
경기 규모는 생각했던 것 보다 커서, 링 2개, 매트 1개, 미트 시범 매트 1개가 운영되었다. 



상대방이 개돌(무작정 돌진만 하는 초보자)일 경우를 가정해서 연습한 것도 있었는데, 
이 선수는 어깨와 머리로 밀고 들어오고, 한스텝 피하면 그대로 밀고 따라 오니 굉장히 불편한 경기였고, 
심판이 왜 제지를 하지 않는지 좀 궁금하기도 했지만 밀려나지 않고 잘 버틴 것 같다. 
끝까지 스스로에게 궁금한 것은, 어째서 푸시킥으로 밀어버리지 않았는가..인데 아직도 누군가를 발로 차고 때리는게 좀 미안한 것 같다. 머리도 치지않고 민다. 

싱글벙글 웃으며 글러브 터치하자고 손을 내미는 내 얼굴을 보고 조금 당황한 것 같았다. 
이를 꽉 깨물고 올라온 어린 아가씨였다. 

결과는 패. 

솔직히 얼굴이나 머리 정타는 내가 더 친거 같기는 한데 조금 더 공격적인 쪽에 포인트를 줬나보다 할 뿐.
그리고 이기고 지는 건 나에게 큰 의미는 없었다. 



손등, 발등을 포함해 온몸에 피멍이 없는 곳을 찾는게 빠르고, 

체중조절 급하게 하느라 입가도 찢어지고, 

오른 손목은 물병을 열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있고, 

발바닥도 몇번 피를 봤다. 그래도 발차기는 여전히 안된다. ㅎㅎ 내가 왼발 차는데만 일년 걸린 사람이다.


한달 꽤 열심히 해봤다. 

이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있느냐고 물으면 당연히 나는 더 열심히 할 수 있다. 


다음 경기때는 더 때리고, 덜 맞고, 좀 더 많은 테크닉을 써볼 수 있게 또 준비한다. 

인생 첫경기는 했으니 다음경기 준비. 


마지막 경기는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ㅎㅎ

누구나 가장 젊은날과 가장 늙은 날을 동시에 산다. 

나이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경기 한다고 새벽부터 운전하고 서포트 해 준 관장님께 감사. 엄청 피곤했을 듯. 

자기 경기도 아닌데 같이 와서 응원하고 짐 들어준 동무에게 감사. 

나 혼자 경기 내보내기 뭐하다고 출전도 같이 해 준 동거녀에게 감사. 동거녀의 상대편도 정말 멋진 어른이었음. 정말 멋있는 경기였다. 

세컨도 봐주고 내 헤드기어도 벗겨주고 조언도 해 주신 사부님의 사부님, 정말 감사. 

경기 준비한다고 스파링 받아준 동무들에게 감사. 

일부러 주말에 올라오라고 해서 자세 봐준 이전 관장님도 감사. 


내 취미생활에 이렇게 감사할 것이 많다.

2022/04/20

좋아하는건 열심히.

살면서 좋아하는 것을 어느 정도의 빈도로 만나는지 생각해보면 기회는 사실 몇번 없다. 

좋아하는 사람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만날 수 있을때 만나고, 할 수 있을때 하고, 좋아하는 음식도 열심히 먹어둬야한다. 


책사는데 돈 안아낀다. 가산탕진잼. 

옛날에는 탈수가 걱정될 정도로 피아노 연습실에 처박혀서 나오지 않았던 때도 있다. 땀쩔. 

킥복싱도 열심히 한다. ㅎㅎ 못하면 오래하면 된다. 난 수영도 오래걸렸다. 


좋은게 있으면 열심히 합시다. 할 수 있을때.

어릴땐 그럴수 없었지만 이젠 내가 결정할 수 있잖아.

20220416 원정 스파링



서초동까지 가서 스파링 뛴 날. 
체급 비슷한 분과 해서 너무 즐거웠던 날이다. 

할 줄 아는게 별로 없다보니 할 때마다 변화가 크게 느껴진다. ㅎㅎ

근데 가드가 자꾸 사라짐. ㅋㅋㅋㅋㅋㅋㅋ 
ㅠㅠ

2022/04/18

부상, 그리고 프로필 촬영 예정


며칠후에 경기가 있고(후덜..인생 첫경기다) 
몰아치기로 한달이 조금 안되는 기간동안 어설프지만 경기가 가능할 정도로는 만들어 보려고 노력중이다. 

경기장에서 갑자기 12온스 글러브를 줄까봐, 그리고 내 체중 권장 무게보다 약간은 올려서 연습해야 할 것 같아서 글러브를 바꿨다. 
트렁크가 필요할 것 같아서 트렁크도 주문했는데 너무 커서 조금 고민이다. 



격투 운동을 하면서 안다치기를 바라는건, 뭐랄까.. 수영을 배운다고 아가미 돋기를 바라는 것과 비슷하달까..? 응? 

멍, 피멍, 통증 등등 늘 다치고 아프다. 
그렇다고 그만둘 생각은 전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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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경기는 51kg 미만으로 신청했다. 
그래서 급하게 체중을 줄였는데 같은 체급에 대진이 없다고 55kg 미만급으로 출전해야해서 또 급하게 먹고 있다. 

체중을 줄인김에 하루라도 어릴때 프로필까지 찍어보려고 스케줄을 잡았는데, 찌웠다가 도로 빼야 할 것 같다. 
이제 나이가 있으니 살이 빠지면 볼살이 너무 빠져서 인상이 날카로워 보인다. 
날카롭게 찍지뭐. 

배는 잘 안들어간다. 
어쩔 수 없지뭐. 

울 관장님 어록

지금 체육관 관장님은 30대 젊은이다. (아, 이전 관장님도 30대 중반 젊은이구나.)

요즘 PT 를 받고 있는데, 내 운동신경은 더 강조할 필요도 없이 망해서, 선수 출신 관장님이 너털웃음을 웃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 중, 지난주 PT는 어록에 남길만한 말을 들어서 기록해본다. 
일단 이 분은 기본 모드가 반말. 전혀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다. ㅎㅎ

1. 
관장 : (답답했는지) 확실히 춤 좀 추고 했던 사람들이 운동을 잘하는거 같애. 클럽 좀 다녀봤어요? 
나 : 그래도 한국무용 꽤 오래 배운거 같은데.. 아주 어릴때는 발레도.. 
관장 : (더 안들음) 걸음도 제대로 못걷는거 같은데. 한국무용을 했어? 근데 왜그래. 뛰는 것도 이렇게 이렇게 뛰잖아.

2. 
관장 : 킥복싱이 재밌어요 복싱이 재밌어요? 
나 : 킥복싱이 재밌죠. 사지를 다 쓰니까?
관장 : 사지를 제대로 못쓰잖아. 

3. 
관장 : (살이 많이 빠졌다며) 지금이 훨씬나아 딱 좋아보여. 그때는 좀.. 
나 : 동글동글 했죠. 
관장 : 둔해보였어.

하나 더 있었는데... ㅋㅋㅋ

2022/04/08

늘 얻어맞는 나날





스파링을 하면 할 수록 실력이 는다고 하는데, 스파링 영상을 몇개 찍어보니 실제로 그런 것 같다. 
한회 한회가 다르다. 

어제는 관장님이 도와주셨는데 물론 많이 맞았고 거의 피하지도 못했지만, 
주먹 방향도 꽤 좋아졌고 자세도 많이 안정되어 간다. 
발차기는 여전히 바보같다. ㅎㅎ 

어릴 때부터 운동선수가 되고 싶었다거나, 어떤 운동은 자신있다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요가는 요가대로, 수영은 수영대로, 또 지금 하고 있는 킥복싱은 그것대로 부족함만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태어나서 한종목 이렇게 오래 해 보는 것도 처음이고 (2위는 수영) 
이렇게 열심히 해 보는 것도 처음이고, 
이 정도로 다치면서도 그만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해보는 것도 처음이다. 

재미있는 것을 열심히 하자. 
취미도 열심히 하자. 
내가 좋아 하는 것을 열심히 하자. 

잘 못하면 어때. 

2022/04/07

허탈한 경험

허탈하다고 표현하는게 맞는지 모르겠다. 
조금 다른 느낌인 것 같기도 하다. 

일하다 보면 일이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고민을 하던 일이 갑자기 사라지는 경험을 작년, 올해 계속 하고 있다. 

휴직하고 싶다. 
휴직하고 어학과 운동만 하면서 뇌를 씻어내고 싶다. 

완성한 것 없이 지치기만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