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7

체급차이

도장에서 ‘재미삼아’ 붙는 킥복싱 스파링을 보면서 또 하면서 든 생각. 
(저는 쪼랩이라 아직 많이 아는게 없고, 스파링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맞을 때는 욱씬하게 맞아요.) 
 
내가 체급이 좀 되면 몇대 맞고 칠 여유가 있다. 

피할때 뒷걸음질로 살짝 피하고 다시 잽을 날릴 수 있으면 뒤도 좋지만 계속 뒤로 피하면 계속 쳐맞는다. 
덩치 큰 상대가 무게를 실어서 패면 몸 균형도 무너지고 영 모양새도 말이 아니다. 
게다가 다 맞으면 덤빌 기운이 없기 때문에 덜맞도록 노력해야 한다. 

체급차가 클 때는 아무쪼록 같은 링에서 안 붙는게 좋다. 

운동하면서 힘 조절 못하는 놈하고는 붙고싶지도 않은데, 현실은? 현피 뜨자고 붙었는데 만나보니 나보다 작다고 한팔 접고 붙어줄 놈이 누가 있나. 

아무렴, 덩치는 키우고 볼일이다. 
요즘 하체는 인바디도 인정한 근육질을 잘 유지하고 있는데 상체 근육이 평생 부족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어깨는 꽤 단단해 진 것 같지만 벌크업이 한참 더 되었으면 좋겠다. 

사운드짐이라는, 오디오 형태의 피트니스 서비스를 알게 되었는데 아침에 눈떠서 가벼운 웨이트부터 시작할 때 많은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은 미니미니미 사이즈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좋게 날때부터 크게 태어나는 금수저 스타트업도 있지만, 내가 직접 겪어본게 아니라서 언급할 게 없다. 

애초에 체급차이가 있는데 기존 플레이어 혹은 새 비즈니스를 언제든 시작할 수 있는 대기업과 붙어서 어떻게 이길거냐는 질문을 자주 한다.

피해 가거나, 사이드 스텝을 밟으면서 크로스 훅을 날리거나, 맷집이 좋아서 상대가 숨차서 나가떨어질때까지 버틸 수 있다거나, 같은 편이 되거나, 어떤 방법이든 풀어낼 논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용자 피드백을 잘 수용하여 우리가 더 잘하면 된다는 답은 조금 불안하다. 

스스로도 불안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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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가 이런 뻔한 소리를.  

2019/06/23

분위기

갑자기 삶의 어떤 영역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활기를 띄기 시작하는 때가 있는데, 최근에 '연결' 영역의 분위기가 좋다.
활기가 말라붙어 있었는데 갑자기 뭔가가 활발하게 연결되기 시작했다.

작게는, 내가 오랜기간 팬이었던 누군가와 실제로 만났고 (이런 이벤트!), 수영하다 만난 동무와 동네 친구가 될 것 같고, 지역사회에서 의미있는 브랜드라고 생각했던 곳의 스탭과 인사를 했다.
소심하기 짝이 없는데 늘 나를 도와주는 한 분 덕에 여러분과 인사를 나눴다.
또, 음. 더 있지만 속으로 좋아하련다.

이 분위기가 어떤 의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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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야할 글과 해야할 공부가 쌓이고 있다.
활기를 끌어올려보자.

2019/06/19

자료형만 바꿨을 뿐인데..

개발하는 사람들이 밖에 나가서 잘 언급하지 않는, 그만큼 사소한 일들이 늘 있다.

'성능 지표'가 키워드인 회사가 있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사용하던 자료형만 바꿔서 성능을 개선할 수 있을거라는 조언을 듣고 수정중이라는거다.

어느 스마트한 개발자가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더 많은 학습을 시키고.. 이런게 아니라 자료형을 바꾸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꽤 큰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성능이 확연히 달라질거라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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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에 가까운 해결방법이 있었는데 이제껏 아무도 그 생각을 하지 않았다니.
의외로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가 전략에 있는게 아니라 사소한데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투자자에게 하지 않는 이야기다.
즉 투자자는 도와줄수도 없고 잘 모른다.
회사 내부에서는? 대표는 모르고 실무자만 아는데, 대표에게는 알려줘도 알아서 해결하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상당수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고, 각자의 할일이 다른 것일텐데 무책임하다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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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정말 누군가와 같이 일하기 싫어지는 순간은 그 사람이 대단히 나쁜놈인 것을 확인했을 때라거나, 대형 정치에 휘말렸을 때도 아니고, 그런 일은 아주 그물게 일어나니까, 오히려 유치한 질투, 배제, 방치 같은 것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때다.

어퍼컷에 날아가는게 아니라 쨉에 뻗는다고 누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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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Hello, world' 같은 이야기에 뜬금없이 웃었다.

2019/06/11

일상의 평화가 깨지는 시점

올해의 반이 지나가고 있다.

만족하며 지냈던 지금 월세방 계약 만기가 다가오면서 눌러살까 이사를 한번 해 볼까 생각하다가, 집을 알아보기 시작한 것이 파장을 일으켰다.

이 시점만 되면, 나는 대체 뭘 했길래 집도 한채 없나, 대체 왜 아직도 집살 돈도 없나, 저놈들은 대체 어떻게 집을 가졌나, 몇년새 왜 아무이유없이 집값이 수억이 뛰었나..
온갖 회한과 원망이 내 머릿속을 뒤덮는다.

'그때 무리해서라도 그걸 샀어야 했다.' 와 같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생각과, 당시에 집값은 이제 떨어질테니 지금 사면 안된다고 온갖 훼방을 놓았던 이들에 대한 원망이 떠나질 않는다.

지금껏 안사고 뭐했냐, 왜 집을 안샀냐 하는 질문은 짜증을 유발한다.
한 회사에 목매달고 '제발 저를 계속 써주십시오' 하기 싫어서 안샀다. 어쩔래.

...

자극에 무반응하며 자극을 자극으로 느끼지 않겠다고 노력하고 말수를 줄이며 살고 있는 요즘이다.

그랬더니 세상이 평화로운데, 이 평화는 쉽게 깨진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주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고, 나는 진화 덜된 인간의 생각을 '다른 생각'이라며 인정해 줄 정도의 포용력은 없는 사람이다.

그저 패고 싶을 뿐.

...

패고 싶다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오늘도 나는 운동가기가 너무 귀찮다.
아, 오늘만 봐주자. 이슈가 너무 많았다.

2019/06/04

나를 어필할 기회와 시간은 충분치 않다.

오늘 아침, 미국과 컨퍼런스 콜이 있었다.
솔직하고 유쾌한 분과 회의를 20여분간 하고 끝났다.
그 내용과 '아무 관계 없이' 콜을 끝내고 나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구체적인 필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나에 대한 호기심이 없는 사람에게 내 백그라운드를 기반으로 설명하는 것은 아무런 설득력도 없다. 게다가 나에 대한 소개를 할 기회도 시간도 충분치 않다. 경험은 이 대화에서 아무런 효용도 없다.'

나는 평상시에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고, 나를 드러내기를 즐기는 사람도 아니다.
대외적으로 나를 아는 사람이 많을리가 없다. 심지어 낯도 가린다.
말 많은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영향을 크게 미쳤을 것이다.

내가 해 온 일과, 이룬 업적과, 역량에 대비하여 얼마나 저평가 될 것인가 생각하니 문득 억울하다.

자주 하는 생각이다.

누구를 만나든, 나를 세일즈하는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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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일을 해 봤거나, 나와 사회에서 만난 이들 중에 대화를 청해오는 이들이 있다.

나도 연차가 있다보니 나보다 어린 친구들도 회사에서 요직을 맡아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하는 경우가 제법있다. 내 연봉을 저 멀리 앞지른 아우들도 물론 많다.
여러가지 어려움을 듣다가 나의 생각을 나누다보면 드물지 않게 답 혹은 위안을 얻어 가는 경우도 있다.

나도 누가 내 이야기를 듣고 해법을 나눠주면 좋겠다. 아니 아예 경로도 아닌 결론과 획득물을 제공해주면 너무 좋겠다.
날로 이루고 싶다. 내 솔직한 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