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31

점심 반그릇, 쏘주 한 병, 도넛 하나

체중을 줄이고 싶어서, 점심 한끼 먹는 것도 양을 절반으로 줄였다.
점심은 신경써서 적게 먹고, 군것질은 누가 입에 넣어주는 정도로 피하지 못할 상황이 아니면 원래 잘 하지 않고, 저녁은 안먹고 있다.
다만 주말이나 휴일 같은 때는 식사를 건너뛰기가 쉽지 않다.
곤약샐러드 같은 것으로 대체해서 먹었다.

딱 2-3킬로그램이 빠지더니 더 빠지질 않는다.
둔해졌던 턱선은 조금 살아났는데, 그 이상은 되지 않는다.

체중을 줄이려고 했던 이유는, 몸에 살이 좀 붙은 둔한 느낌이 들어서기도 하지만, 무거워서 운동이 잘 안되어서기도 했다.

작년초에 체중 감량을 집중적으로 할 때, 내가 좀 독하긴 했나보다.
지금도 좀 빠졌으면 좋겠다.

--

체중 조절할 때는 절대 피해야 할 것이 술자리다.
술마시다보면 안주 집어먹고 (의식적으로 잘 안먹음), 또 술도 마시니 절대로 살이 빠질 수가 없다.

그런데 어제는 도저히 릴렉스가 안되어서 혼자 깡술을 좀 마셨다.
안주따위는 없었지만 술도 당이라 신경은 쓰였고, 알콜이 위를 긁고 지나가면 다음날 아침에 너무 배가 고프다.

사무실에 이틀된 도넛이 있어서 아깝다는 핑계로 하나 집어먹고 매우 후회중이다.
이걸 또 어떻게 빼나.

어제도 저녁약속이었고 오늘도 저녁약속이 있다.
어제는 고량주 반병에 음식 약간으로 잘 방어했는데, 대화를 더 한다고 말차라테(시럽은 하나 뺐다)를 마셔서 마음에 걸림.
오늘은 술은 피하면 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자리가 좀 길 것 같다. 오래 앉아 있으면 많이 먹을 수 밖에 없어서 걱정.

--

음식을 배부르게 먹어본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없다.

2020/01/29

이상할 정도로 힘들고 피곤한 날

잠을 원래 잘 못자는지라 어지간히 잠을 못자도 다음날 잘 버틴다.
컨디션이 좋은날도 있고 나쁜날도 있어서 그러려니 하지만, 오늘처럼 다운이 되어 있으면 날씨를 의심하거나 호르몬을 의심해봐야 한다.
날씨도 호르몬도 이유가 아닌 경우에는 스케줄을 확인해보고, 종일 말을 얼마나 했는지도 의심을 해 본다.

오전 오후 잡무처리, 무신경하게 하고 있다.
생일축하 팀점심, 잘 마쳤다.
미팅 한 건, 기운차게 잘 마쳤다.
자료 작성, 영혼없이 할 수 있다.
저녁 미팅, 운동도 못가고 싫긴 하지만 해야한다.
이리저리 나를 떠보는 질문에 충실하게 임해야 한다.
아무 의미 없는 대화에도 참여해야 한다.

목소리를 한번도 쓰지 않고 하루를 보내면 그날은 좀 덜 피곤하려나 모르겠다.

대체 오늘 나는 왜 이렇게 힘들고 피곤한가.
어제 밤부터 두통이 몰아치는데 두통약도 듣지를 않는다.

...

알고 있지만 부정하고 싶은 이유가 있는거겠지.
굳이 문장으로 만들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그런 이유.

...

사우나나 갈까.
근데 오늘 좀 덥네.
위는 근데 왜이렇게 아픈거야..

2020/01/28

자리도 못만드는 그 사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조금 부족해보여도 자기가 맡은 자리에서 요구에 맞도록 노력하면 어느새 성장해 있다는 말인 것 같다. 

나는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자리가 만들어준 사람이다. 
내 역량이 뛰어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지만 가능성을 믿어준 분들이 계셔서 지금껏 성취를 만들며 성장해왔다. 

—


그래도 성장이 안되고 자리가 자신인지 아는 사람도 있더라.
자리를 주면 안되는 사람이다.

어울리지 않는 사람에게 자리를 주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하면, 대우는 당연한 것이 되고 조직은 상해간다.
무슨 목적으로 어울리지도 않는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잘 아는 어떤 조직 리더 자리에 아주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
아첨이 능력이고 아무일도 하지 않고 꼰대짓만 일삼는다는 소식이 내귀에까지 들린다.
자리도 못 만드는 그 사람.

페이스북만 잘 하는 그 사람.

--

나는 지금 내가 할 일을 잘 하고 있는건가. 

2020/01/27

추구하는것과 내가 만들어가는 모습의 차이



백년만에 옷을 사러 나갔다.
단정한 한 벌이 필요했다.
요즘 입고 다니는 옷들이 외투 몇개를 제외하고 죄다 10년, 20년 된 것들이다. 

송도 쇼핑몰에서 취향에 맞는 셔츠를 찾았는데 색이 다른 두종류를 다 입어보기로 했다.
디자인이 특이한 정장류를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시크하고 날카롭거나 이지적인 디자인과 컬러를 선호하는데, 나는 작고 순하게(?) 생겨서 중간색이 잘 어울린다. 
점원도, 친구도 베이지색을 권해서 그렇게 사왔다.

과거, 나의 30년지기 오만두는 '너는 씨크하고 그런게 안어울린다' 며 레이스 블라우스와 리본달린 원피스를 권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 원피스 산 거 후회한다. 

심플한 검은색 정장바지 한 벌, 털인형 같아보이는 후디도 한 벌 사서 귀가했다. 

취향껏 미니멀한 스타일로 몇개 더 장만해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추구하는 바는 짙푸른색, 내 모습은 베이지색이다. 

—

감정없는 기계같은 나를 그려왔지만, 실상 같이 일했던 사람들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균형', ‘정 많은 이’로 기억한다고 하는 걸 보면, 추구하는 바와 실제 내 모습간의 차이는 큰 것 같다.
좋은 평가를 해 준 그들에게 늘 감사한다.

--

공부가 많이 밀렸다.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든 속이 단단한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치열하게 고민하는 내공있는 사람으로.

그러다 보면 보여지고 싶은대로 보여지는 날이 오겠지.

--

아 그보다 체중을 더 줄여야하나. 입고싶은 바지를 입을 수가 없네. 

2020/01/25

쓴 맛



설날 오후 집앞 스타벅스. 
하려던 공부는 안하고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반론’ 을 몇시간째 읽는다. 

골라온 책도 쓰고, 커피도 쓰고, 내 속도 쓰다. 
듣고 있던 음악도 늘 듣던 건데 왜 이렇게 쓴지 모르겠다.

꾹꾹 눌러 삼켰더니 머리가 아프다. 

케익이라도 하나 먹을걸 그랬나. 
살찐다. 안 먹는다. 

그만 읽어야겠다. 
공부나 해야지. 

2020/01/24

작은 부상 2

계약서 내용을 놓친 건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중간 상황이 어찌되었건 나는 계약내용을 잘 파악하지 않은 상태로 계약을 진행한 것이다.
계약 원문 제공자가 신뢰할만한, 꽤 업계에서 괜찮은 평판의 투자사라서 더 대충 봤던 것 같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의문의 소지가 있는 부분을 확실히 체크하지 않은 것이 내 오류다.

'아무리 영문 계약서라도 내용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고 한번 더 언급하는 동료에게 사과했다.

'국문이나 영문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아직 계약서 다루는데 익숙지 않다. 내용이 있는 것은 알아도 빠진 것을 잘 모르고 넘어간다. 미안하다.'

누구에게 사과할 것은 아니었으나, 지적해준 동료에게 할 말은 미안하다는 말 밖에 없다.

일이 원숙해지면, 다른 이가 하는 실수도 내가 미리 헷징할 수 있다.
내가 낯설고 서툴면 나만 놓치고 마는 것이 아니다.

잘 하고 싶다.

--

왼쪽 어깨는 하루만에 많이 회복 되었는데, 어깨를 다친 날 이후에 오른쪽 가슴에 찢기는 것 같은 통증이 몇번 지나갔다.

나도 이제 나이가 있다보니 운동을 하다 다친 것인지 속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알수가 없다.
잠시 검색을 해보니 혹 같은 것이 생겼을때의 증상과 유사하다.

검사가 가능한 외과로 가서 확인을 했다.

작아서 추적검사 정도를 하면 되는 혹 2개, 염증인지 염증 후 흔적인지 모를 것이 하나.

몇년 전 까지만 해도, 내가 소속된 조직에서 건진결과 아무 소견없이 '정상' 이 나오는 사람은 나 하나일 정도로 건강에 자신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수가 없나보다.

약처방을 받고, 6개월 후 다시 들르기로 했고, 검사비는 꽤 비쌌다.

침엽수가 무성한 설원을 걷다가 죽고싶어하는 나는 병원에 잘 가는 편이다.
걷다가 죽으려면 일단 건강해야한다.

--

어떤 트리거를 만나면 또 한없이 깊이 우울해지기도 한다.

이런 날도 있다.
어디까지 내려가려는지 잘 모르겠다.

2020/01/22

작은 부상

유난히 일이 잘 안풀리는 날이 있다.

--

나는 지금 하는 주업무가 익숙지 않다.
업계 신인이기도 하고, 트레이닝 받을 기회도 없었다.
십수년 경력자가 트레이닝을 언급하는 것도 우습다.

매 케이스를 겪으며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다시 말해, 케이스가 없었던 일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아니, 경험한 일도 잘 모르겠다.

매일 무능을 경험한다. 그리고 무능을 인정하는 것은 내게 쉬운 일은 아니다.

영문 계약서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해 미스를 하고, 타박하는 동료의 말에 부상을 입었다.
메이컵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다.

내 무능이다.

--

내가 힘이 좋은 편도, 운동신경이 좋은 편도 아니라서,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거의 매일 스스로에게 실망한다.

도장에서 남자회원 미트를 잡아주고 있었다.
대부분 힘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잡으면 배려를 해 주는데, 이분 내가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지 힘을 아끼지 않았다.

무심결에 힘을 받다보니 왼쪽 팔이 뒤로 올라가지 않는다.
근육에 찌릿한 통증이 몇 번 지나간 후였다.

아프다.

스스로에게 또 실망했다. 내 어깨는 이것도 못받아낸다.

운동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나왔다.

--

그런 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