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6/29

초보 간호사의 채혈

 최근에 피를 뽑을 일이 두번 있었는데, 처음에도 느꼈지만 굉장히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해주시는데 간호사로 일한지 얼마 안되신 분 같다. 

심전도도 그렇고 채혈도 그렇고 약간씩 서투른게 느껴진다. 


내 혈관이 그렇게 찾기 어려운 혈관이 아닌데 조금 망설였다가 채혈을 하고, 채혈하고 나면 멍도 들고 피도 번진다. 

두번째 채혈도 이분이 하시길래 오늘도 멍들겠구나 했는데 역시 멍들고 피도 좀 흘렸다. ㅋㅋㅋ


그런데 말이다. 

누구나 초보시절이 있다. 

자꾸 해 봐야 는다. 그래서 이분에게 몇번이고 더 팔을 맡길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는 잘하게 되겠지. 


(무섭지만) 채혈 연습 필요하면 말씀하세용~ 

개발바닥 소발바닥

 아. 아니 진짜 개의 발바닥을 말하는건 아니고..


오늘 동무 A 와 이야기 하다가, 어느 스타트업에서 또 시니어 개발자를 찾으니 소개좀 해 달라는 말에

"내가 은퇴한 지가 좀 되어서 개발자 잘 모르겠지만 찾아볼게." 

"누나가요? 은퇴를요? 생소한데?"

"아 아니..내가 개발 바닥 은퇴한지 좀 됐다고. 개발바닥 소발바닥"

"그렇죠? 누나는 일하다 사무실에서 죽을거 같은데요."

"어..어 그래. 난 죽을때까지 일할거야."


...


어쩜 이리도 나를 잘 아는지. 

2021/06/22

뒤로 물러나지 않기

사람이 본능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보거나 내가 안챙겨도 될 일이다 싶으면 옆으로 뒤로 물러서게 된다. 

일이 되게 만들기 위해서는 손가락에 걸리는 일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움켜쥐고 끝을 보겠다고 생각하고 덤벼야 될까 말까 하는 것 같다. 

능동적으로, 에너지를 태워서, 조금 더 치열하게. 타협하지 않고. 

그리고 난 아직도 많이 배워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 


회의하다말고 내가 너무 정신을 놓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끄적. 

2021/06/17

'30대' '여성'이 많아서 뒷담화가 많단다

한 스타트업 대표님이 조직 문제를 걱정하며 남긴 리뷰의 한마디. 

"'30대' '여성'이 많아서 뒷담화가 많다." 

조직내 불화의 원인을 이처럼 꼽았다. 


매번 지적하고 싸움하는 것도 지친 나는 40대다. 


다행히 평소 존경해마지않는 다른 한 스타트업 대표님이 성차별적인데다 연령도 상관없는 이야기 같다고 지적을 해 줘서 수정되었다. 

팀내에서는 아무도 문제 제기 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 포함. 비겁자. 

가스라이팅

내가 당하는게 가스라이팅인지도 모르고 불만은 쌓이고 내 무능만 탓했다. 

지금이야 그러거나 말거나 내 갈길 간다고 어느정도 훈련이 된 상태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게임회사 다닐때 이야기다. 

모바일 게임 이용자 플랫폼을 만들고 있었는데 원래가 마케팅 툴을 만들자는 미션도 아니었고, 게임마다 삽입되어야 하는 모듈형태라 구조도 복잡했고 처리해야 할 이슈가 산더미 같았다.

그 와중에 사업부 놈 둘이서 내 탓을 해대며 마케팅할 툴이 없다고 사장한테 대체 저 플랫폼은 뭐하는거냐고 난리다. 


많은 부분을 플랫폼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일은 하나씩 처리해야지. 갑자기 나타나서 왜 플랫폼의 역할을 자기네들이 정의를 하고 있는지. 

아무튼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혈압이 오른다. 


이런 일이 한두번인가. 

전자회사 다닐때, 뼈빠지게 구축해놓았더니 갑자기 데모때 오류가 생기면 원인도 분석된게 없는데 만만한 내 얼굴을 째려보며 탓을 하던 비겁한 관리자 얼굴도 생각난다. 

아.. 괜히 기억해냈다. 기분만 나빠진다. 


내가 당한게 뭔지도 몰랐다. 내 무능이나 탓했지. 

지금이라면 그때보다는 훨씬 더 잘 대응할 수 있겠지. 


..


가스라이팅은 멀쩡하고 일 열심히 하던 한 사람을 죽일수도 있다. 

열심히 사는 사람일수록 쉬울지도 모른다. 

각성, 또 각성, 무슨 짓을 당해도 냉정하고 또 각성할 필요가 있고, 주변에 스스로를 탓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쯤 관심 가져주기 바란다. 

악당은 상대를 마음먹고 소리없이 죽일 수 있다. 

누가 악당인지, 악당편에서 이야기 하지 말고 피해자에게 피해자임을 알려주고 각성을 도와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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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심플하고 납작하게 썼다. 

이게 다가 아니다. 훨씬 복잡하다. 훨씬 복잡하고 말이 안되며 인격적으로 부족하고 악랄한 이가 조직적으로 권력을 가지면 무슨 짓을 하는지 봤다. 

펀치는 맞아도 괜찮았지만 사람이 잽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아직 해결되지도 않았고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도 않지만, 최근 있었던 회사 내부의 불행한 사건에대해 납작하게 써봤다.

한 국가든, 회사든, 작은 조직이든, 내무실이든 외부에서 이해 할 수 없는 비이성적인 일이 벌어지면, 단순하지가 않다. 원인을 제거하면 문제가 해결되겠지만, 원인 제공을 권력이 하면 제거도 되지 않는다. 

그렇게 죄없는 사람들이 희생된다. 약해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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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앞 횡단보도에서 '재털이 날아다니는 곳도 있는데 IT 업계 특성상 그런 일을 당해 본 적이 없으니..'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두 사람 덕에 모골이 송연했다. 

배울만큼 배우고 좋은 회사 다니는 놈들도 모지리가 많은건 똑같구나. 세상이 단편적이라 좋겠다. 

2021/06/10

내가 여잔데 뭐?

 어릴때 많이 했던 말이다. 


엄마는 늘 '여자가, 남자가' 라는 말을 했는데 성질이 불같은 내가 듣고 있을리 만무하고 '내가 여잔데 뭐?' 라고 받아치곤했다. 


여자가 무슨 공대를 가냐, 공장뺑이할거냐, 여자는 재수하면 잘 안된다(결국 못했다. 동생과 연년생인데 동생 공부시켜야 한다고 나는 못시키겠단다. 아이러니하게도 남동생은 수능 후 점수가 불만족스럽자 재수하라고 독려했는데 동생은 거절했다.) 

너는 이런남자 만나야 한다, 여자가 .. 그놈의 여자가.. 


K장녀라는 말이 있던데, 더해서 TK장녀는 남동생 간식만들어주고 식구들 수발들고 갈 길 방해는 있는대로 다 받아야 하니 저절로 말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 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하나 하나 할때마다 방해를 받으니 돌파하는 추진력, 폭발력, 화는 늘어만 간다. 


생기는 돈을 꼬박꼬박 모으고 저축하고 재테크까지 하는 나를 보고 '내가 낳았는데 너는 왜그러냐.. 엄마는 있으면 쓰고 없으면 안썼다.' 

요목조목 반박하면 '너는 책을 그렇게 읽는 애가 왜그러냐..' 불합리한걸 아니까 그렇다. 


그저께 들은 말, '잘 키운다고 잘 키웠는데 왜그러냐.' 

잘 못키웠나보지. 


내 홧병의 8할의 원인은 19년간 같이 살았던 가족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