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예쁜데 비싸다.
굳이 사려면 사겠지만 (내가 20만원이 없지는 않다.) 과연 그 돈을 주고 만년필을 또 사야 하나 싶을만큼 나는 문구를 많이 가지고 있다.
...
어느 누군가가 그랬다.
다이소 vs. 무인양품
그 논지는, 저렴하고 그저그런 퀄리티의 제품을 여러번 사는 것 보다, 무인양품의 좋은 제품을 하나 사서 오래 쓰는 것이 취향면에서도 효율면에서도 삶의 질 면에서도 좋지 않겠냐는 것으로 기억한다.
어릴때부터 돈 쓰는걸 죄악처럼 배워서 그런지, 나는 소비에 밸런스가 없다.
돈을 쓸 때마다 비난을 받았던 것 같다. 책을 사도 그런 책을 샀냐, 수첩을 또 샀냐, 집에 과자가 있는데 그걸 왜 사먹냐..
대학때는 비싼 책값을 감당하고 나면 생활비가 없어서 쩔쩔 매는데, 20만원 부쳐준지 얼마나 되었다고 돈이 벌써 없냐..
그래서 대학 2학년 부터는 가뜩이나 부족한 잠을 줄이고 또 줄여서 일도 했다.
몇만원이라도 벌어야 밥을 사먹을 수가 있었다.
아들은 서울로 대학을 보내고, 수십만원 하숙비를 주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고기반찬 안줄까봐 반찬 퀄리티 확인하러 다녀오기까지 했다.
지금은 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할 뿐이고, 싼 물건을 욕심이 채워질때까지 여러개를 산다.
좋은 물건을 하나 골라 살 배짱도 키우지 못했다.
...
난 이제 경제력이 있고, 갖고 싶은걸 살 수도 있다.
그리고 한달 생활비였던 20만원을 만년필을 사는데 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죄책감은 바닥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집에 저가에 산 만년필이 몇개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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