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31

사소한 것

오늘은 일요일이고, 밀린 것이 많아서 근처 카페에 일하러 갔다. 
오다가다 지나쳐만봤지 들어가 본적은 없는 곳인데, 빵집을 겸하고 있어서 한번 가 볼 생각이었다. 

홈페이지, 지도에는 매일 열시부터 오픈이라고 되어 있고, 도착을 해보니 일요일은 13시에 연다고 한다. 

내가 도착한 시간은 12:50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한시가 되었지만 열리지 않는다. 

날씨가 굉장히 뜨거운 날이라 그런지 땀도 나고 짜증도 치밀어 오른다. 

조금 더 걸어서 큰 몰의 프랜차이즈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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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도 장사를 오래전부터 하신다. 

손님이 오기 한참 전 부터 쓸고 닦고 준비를 한다. 

카페는 오픈이 간단 하거나 어제 다 준비 하고 가지 않았다면 한시에 오픈을 해도 그 전에 뭔가 기척이 느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언제 어떻게 오픈을 하건 주인 마음이지, 손님이야 열어놓으면 들어가고, 닫았으면 다른 곳에 가면 그만이겠지만, 괜한 오지랖에 게으른 사람들이라며 마음으로 비난을 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정보라도 고쳐놓았어야지. 광고 배너만 잔뜩 꺼내두면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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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많이 만나다보니, 장표도 많이 보고 홈페이지도 많이 들어가본다.
중요한 정보가 누락되어 있거나 잘못되어 있으면 평가가 박해진다. 

중요한 일은 뭐 얼마나 제대로 하고 있겠나 싶다. 

.. 어쩌면 꼰대짓이다. 

꼰대다. 

안들어가면 그만이고, 검토 중단 시그널로 받아들이면 나도 그만이다. 
열심히 하세요. 나와는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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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업무 두가지를 처리하고 할일이 더 있는데, 시끄러워서 견딜수가 없다. 
에어팟을 잊고 가지고 나오지 않은 내 탓이다.
아. 아닌가, PMS때문인가.

돌아가야겠다. 

2020/05/27

염색 머리의 꼰대 차단 효과




얼마전 머리를 회색으로 염색했다. 

관리 포인트는 늘었고 색도 변해가지만, 현재까지는 만족스럽다. 

오늘도 나는 외부에 과제 심사를 왔고, 회색머리에 찢어진 청바지 차림이다. 
아이티회사 소속이라 명함을 내밀면 '그럼그렇지' 하는 표정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재미없는 농담을 하고, 서로 추켜주는 대화를 하는 다른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나는 그저 심사서류만 보고 있을 뿐. 

약간 무서운 이미지를 유지하다가 마지막쯤에는 재미진 대답을 해 준다. 
의도 하는건 아닌데 낯을 가려서 그런지 그렇게 보일거다 아마. 


삼성시절, 그 보수적인 조직에서 여자 엔지니어로 일하기 참 빡셌다. 
하루는 머리를 보라색으로 염색하다 대 실패를 하고 초록 파랑 보라 노랑이 공존하는 개털을 하고 나타났다. 

전무가 뭐라 말도 못하고 허허 웃었던 기억이 난다. 

조금 미친년처럼 보이면 꽤 편해진다. 

그렇다고 내가 대단히 미친년같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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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심사나 멘토링을 나가도 비용을 못받는다. 
그거 다 받으면 내 용돈이 풍부해지겠지만 못받게 되어있어서. 부르는 입장에서는 무료봉사다. 

그래도 많이 불러주면 나는 좋고요. 
아재들 사이에서 제 할일을 열심히 합니다. 

2020/05/24

친구와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일하다가 같이 일하는 사람하고 합이 잘 맞는걸 느끼면 신나지 않아?"

정확히 이런 워딩은 아니지만 대략 그런 내용이다.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아이디어가 액션아이템으로 뽑혀나오고 가야 할 길이 분명해지는 그런 경험, 해 본 사람만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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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피드를 보다가 누군가가 인터뷰했다는 글을 봤다. 
(채용 인터뷰가 아니라) 나 같은 경우에는 기자 인터뷰는 몇 번 해 본 적이 있는데, 한 기자가 전화 인터뷰 한 내용을 악의적으로 활용해서 굉장히 난처했던 경험이 있다. 

"경쟁사에서 이런 플랫폼을 발표한다고 했고 유저 풀이 굉장히 크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대응 하는지?"
"아직 시장 자체가 작기 때문에 경쟁자가 있는 것이 전혀 나쁘지 않다. 시장이 커져야 하기 때문에 그 출현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 기사는 '모모사의 모모 팀장이, 경쟁사 플랫폼 발표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제길!!) 

대외 커뮤니케이션 팀장이 오전 중에 조금 바빠졌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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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이 잘 맞는 인터뷰어가 제 3자로서 질문을 도출하고 나를 이해하며 답을 끌어내는 인터뷰를 해 주면 좋겠다고 잠시 생각했다. 
스스로를 아카이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여러가지로 복잡한 머릿속이 깨끗해 질 지도 모른다. 

온라인에 돌아다니는 백문백답이라도 한번 해 볼까. 

2020/05/22

끝도 없는 문구욕심 - 아름다운 만년필을 발견했다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결제하지 못하고 있다. 

너무 예쁜데 비싸다. 

굳이 사려면 사겠지만 (내가 20만원이 없지는 않다.) 과연 그 돈을 주고 만년필을 또 사야 하나 싶을만큼 나는 문구를 많이 가지고 있다. 

... 

어느 누군가가 그랬다.

다이소 vs. 무인양품

그 논지는, 저렴하고 그저그런 퀄리티의 제품을 여러번 사는 것 보다, 무인양품의 좋은 제품을 하나 사서 오래 쓰는 것이 취향면에서도 효율면에서도 삶의 질 면에서도 좋지 않겠냐는 것으로 기억한다. 

어릴때부터 돈 쓰는걸 죄악처럼 배워서 그런지, 나는 소비에 밸런스가 없다. 
돈을 쓸 때마다 비난을 받았던 것 같다. 책을 사도 그런 책을 샀냐, 수첩을 또 샀냐, 집에 과자가 있는데 그걸 왜 사먹냐.. 
대학때는 비싼 책값을 감당하고 나면 생활비가 없어서 쩔쩔 매는데, 20만원 부쳐준지 얼마나 되었다고 돈이 벌써 없냐.. 
그래서 대학 2학년 부터는 가뜩이나 부족한 잠을 줄이고 또 줄여서 일도 했다. 
몇만원이라도 벌어야 밥을 사먹을 수가 있었다. 

아들은 서울로 대학을 보내고, 수십만원 하숙비를 주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고기반찬 안줄까봐 반찬 퀄리티 확인하러 다녀오기까지 했다. 

지금은 살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구분할 뿐이고, 싼 물건을 욕심이 채워질때까지 여러개를 산다. 
좋은 물건을 하나 골라 살 배짱도 키우지 못했다. 

...

난 이제 경제력이 있고, 갖고 싶은걸 살 수도 있다. 
그리고 한달 생활비였던 20만원을 만년필을 사는데 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죄책감은 바닥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집에 저가에 산 만년필이 몇개나 있다. 

2020/05/21

은근히 떠보기

1. 회사 주식이 많이 올랐다. 
'너네 회사 주식 많이 올랐다.' 며 메시지로 은근히 떠본다. 

'너도 좀 갖고 있냐? 좋냐?' 
'더 오를거 같냐? 정보좀 내놔봐.'

아무것도 모른다 나는. 나는 그저 월급 생활자 일 뿐.
입사 한지 얼마 안되어서 주식도 없다. 사놓은 것도 없다. 

예전에 게임 회사 다닐때도 생전 연락한번 없던 친척이 내게 전화를 했다. 
'거기 더 오를거 같냐? 모르지? 내부 정보라 못주는거냐?'

모른다. 아무것도. 

2. 다른 투자 심사역이 검토중인 회사에 대해, 또 우리 기투자 회사에 대해, 또 만나고 있다고 듣고 와서 묻는다.
'여기 좀.. 보고 계세요? 비슷한 업종에 이런 회사도 있는데, 업계 좀 어떤거 같으세요?' 

그냥 의견을 묻는게 아니다. 
항상 나를 바라보지 않고 곁눈질을 한다. 

내가 있는 지금 이 회사가 여기 들어갈건지 말건지, 투자 들어갈 건지 말건지, 던질건지 말건지 그걸 묻는거다. 
정보가 궁금하거나 검토 의견이 궁금하면 떠보지말고 그냥 물어봤으면 좋겠다. 

정식으로 내게 컨설팅 요청한 분께는 별도로 시간내서 공부해 가며 의견 드렸다. 
내 의견이 도움이 될지 안될지는 몰라도. 

3. 특히나 개인적인 궁금증은 떠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예 안궁금해하면 더 좋고. 

자기 자녀교육 철학이나 혼인 생활 철학도 제발 공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랑 친하니? 

2020/05/19

건강검진 2020

거의 매년 건강검진을 하는 편이다. 

올해는 곧 만 40이 되는 관계로 대장내시경을 포함해봤는데, 의사 말로는 만 45세부터 권장 사항이라고 한다. 
미리 체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요즘 계속 운동을 못해서 온몸이 뻐근하고 쑤신다. 
체질량 검사 결과를 제대로 못보고 왔는데 리포트가 기대된다. 
체중이 불어나긴 했는데 걱정했던 것 만큼 대단히 늘어난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위내시경 중, 이상 조직의 조직검사
- 대장내시경 중 용종 1개 제거
- 골밀도 저하

그 외 현재까지 이상소견은 없다.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고, 혈액검사 결과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난.. 내시경 검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깨버렸다... 흠. 
입에 뭐가 물려있었으니 망정이지 의사한테 말걸뻔 했다. 

2020/05/13

백년만입니다.

오늘은 인상적인 메일을 둘 받았다. 

1. 2013년부터 나에게 이것 저것 물어오던 스타트업인데, 대표는 회사를 다니면서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있다. 
그 사이에 회사를 두번을(혹은 그 이상을) 옮겼는데 내 메일주소를 찾아서 소식을 전해왔다. 

내가 오랜만에 연락을 받으면 '백년만입니다.' 라고 인사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반갑다. 

제품 개발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다. 

2.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니까 거의 2X 년을 연락을 주고 받는 친구가 있다. 
당시에 펜팔이 유행이었는데 (언제적 유행인지) 부산에 있는 어떤 고등학교 학생과 연결이 되어 지금까지 -형태는 편지지에서 이메일로 바뀌었지만- 뜸하게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생일이 빨라 나보다 1살이 어린 셈이지만 둘은 모두 40대가 되었다. 

가벼운 소식, 대소사를 나누고,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나이 먹어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는 어느새 두 유치원생의 아빠가 되어 있고, 어릴때부터 들어왔던 그의 아버지 소식으로 미루어 보건대 아버지를 여전히 존경하고 있다. 

이런 정도의, 심각하지 않고 많이 깊지 않으면서도 같이 나이 먹어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의 소식이 반갑다. 

2020/05/06

어떤 날2

다음웹툰 2B 작가의 ‘퀴퀴한 일기’ 395편 중 발췌. 



그런 날도 있다. 

...

하지만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나를 찾는 사람이 있으면 눈을 떠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