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1

따뜻한 너드가 따뜻한 '로봇'을 만났다

 오늘 인턴 면접 경험이 하도 특이해서 기록을 남겨본다. 


두명의 인턴 후보와 면접을 봤는데, 두번째 면접이 상당히 특이했다. 

주로 강점을 물어보면 개인적인 (성격적인)강점을 함께 설명하는데, 업무 경험상 강점만을 설명했다. 

이것은 단적인 예고, 면접 내내 거의 감정이 실리지 않은, 아주 트레이닝이 잘 된 소셜한 모습만 보여줬다. 

긴장은 하나도 하지 않은 듯 했고 사회생활이 아주 잘 훈련된 소프트웨어 같은 느낌. 나는 흉내도 못낼 것 같다. 


면접 후기를 나누는데 함께 면접 본 동료가 '따뜻한 로봇 같은 느낌이셨군요.'라고 풀어준다. 


언젠가 부서 인턴이 나에게 '따뜻한 너드' 같다고 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따뜻한 로봇'을 만났다. 

2021/10/15

회사원 생존 본능

 사회생활 20년 가까이 되었는데 회사원 생존 본능이 몸에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고 있는건가.

메신저나 메일로 괜한 말, 쓸 데 없는 말, 안해도 될 말, 해도 되지만 안해도 될 말은 안하는게 좋고 해야 될 말도 안하는게 목숨줄 부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오늘도 메시지 타이핑 다 하고 지우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전화도 어지간하면 녹취 된다 생각하고 말을 단어 하나 하나 골라가며 하는게 맞는 것 같다. 

일단 살아남아야지. 


목숨부지 생존본능 대롱대롱

2021/10/12

동네 캐백수

월요일, 목요일이면 집앞에 타코야키 트럭이 온다. 

월요일에만 온다고 했는데 우리 동네에서 장사가 잘 됐는지 목요일까지 온다. 

타코야키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목을 빼고 기다린다. 

대충 5시쯤 되면 사장님이 도착하고, 그때부터 굽기 시작하면 나는 5시 15분-30분 쯤에 슬리퍼를 끌고나가 15개를 사온다. 늘 오리지널 맛으로. 


하루는 사장님이 다른 곳에 가느라 화요일에 오는 날도 있었다. 

월요일에 오지 않았으니 오늘은 오려나 하고 다음날 나갔다가 화요일에도 사왔다.


사장님이 이제 때만 되면 나타나니 1개씩 더 주기도 한다. 

동네 캐백수로 알고 있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나는 엄연히 회사원이고 재택근무 중인데, 이 사장님 최대 장점이 쓸데 없는 건 절대 물어보지 않는 것이어서 알려드릴 기회는 없었다. 

편의점 사장님도, 타코야키 사장님도 나를 백수로 알고 있겠지. 

백수로 보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맛있는 것 잘 사먹는 행복한 백수. 

2021/10/03

외근을 마치고 나면

며칠전, 택시로 30분 정도 되는 거리의 회사에 외근을 다녀왔다. 

내가 투자 프로세스를 진행했던 회사라 애정이 있다. 

30분 정도는 계획했던 토픽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30여분간은 앞으로의 계획이나 방향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나눴다. 


상대 회사에서 3분이 참여를 하고, 내 쪽은 나 혼자였는데, 정말 회의를 열심히 한 것 같다. 

집에 돌아와서 받아온 샘플 문서를 확인하며 피드백 하고, 관련해서 통화를 하나 하고나니 모든 에너지를 다 쓴 것 처럼 축축 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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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할 때는 있는 텐션 없는 텐션 다 끌어다 쓰고, 한소끔 끓고 나면 좀비가 된다. 

너무 귀찮아서 그만 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