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1

요가를 시작했다.

최근의 가장 큰 변화.

난 절대로 정적인 운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요가를 시작할 몇가지 이유가 생겼다.

1. 가깝다.
자주가는 스타벅스 아래층에 있어서 심적인(?)거리도 가깝다.

2. 요가 이외에 적당한 운동을 찾지 못했다.
국민체조도 끝까지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초체력이 좋지 않다.
살은 많이 쪘고 근육은 다 빠지고 없다.
뛰면 죽을 것 같다. (사실 이 정도는 아니고, 친구네 집 갔다가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서 층고가 낮은 아파트 6층까지 단숨에 뛰어올라갔는데 전혀 문제는 없음.)

3. 무릎에 문제가 생겼다.
얼마전 여행에서 하루 26000보를 걸은 후 무릎이 뒤틀린 듯한 통증이 있었고, 그 다음날 다시 16000보를 다리를 절며 걸었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 정형외과를 갔다.
뛸 수가 없다. 지금도 추운 날 조금 걷고나면 뒤틀리는 통증이 있고, 통증을 참고 걷다가 500미터쯤 귀가가 남은 상태에서 도저히 발을 뗄 수가 없어서 세번을 쉬고 간신히 집에 들어왔다.

4. 동거인이 권유했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화나는 순간이 생기고, 또 내색하지 못하고 가라앉히는 것이 일상이었다. 살이 찐 시점도 스트레스성 폭식이 시작되면서 급격히.
홧병으로 수면에도 문제가 있어서 요가를 좀 해 보라고 남편이 권하던 중이었다.
최근 거의 두세달은 하루 두시간 정도, 많이 자도 연속 5시간을 겨우 잤다.

5. 운동하는 것을 누가 보는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거울보면서 큰소리로 운동하는 사람들과 마주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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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시작 후 4주가 지났고, 주 2회 빠지지 않고 챙겨서 몇가지 수업에 참석했다.

유니버설 이라고 부르는 수업 3회, 플라잉 1회, 필라테스 3회, 하타 요가 1회.
아직 아쉬탕가, 빈야사, 하타 같은 이름은 뭘 의미하는지 아직 모르겠고 덜 어려워보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호기심이 생기는 것 위주로 참석해봤다.

다들 착 달라붙는 요가복을 챙겨입고 오는데 나는 아직 트레이닝 팬츠(살쪄서 몸에 붙는다)에 반팔셔츠를 입고 급하게 준비한 나이키 요가매트를 쓰고있다.

1. 살이 찌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몸이 어떤가에 대한 생각을 좀 해 보았다.
체중은 분명 나보다 더 나갈 것 같은 회원도 근육이 몸을 잘 잡아주고 있어서 훨씬 건강해보인다.
내가 운동을 계속해야 할 이유. 무게나 살이 문제가 아니다.

2. 페이스를 내가 조절할 수 있다.
수업은 한시간 내내 이어지지만 5회 동작 중 1회는 쉬는 식으로 아주 힘들면 조절 가능하다.

3. 생각보다 잘 따라가고 있다.
왕년에 몸을 좀 움직였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플라잉 요가를 포함해 모든 동작을 따라가고 있다.
유연하지 못하고 근력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참여자 절반이 못하는 동작도 가능한 이유는 플라잉 중에 거울을 보고 알았다.
내가 아주 이를 꽉 깨물고 해먹을 타고 있는 모습을 발견(극기훈련도 아니고) . 거기다 겁도 없어서 매달리고 올라타고 그러다가 해먹에서 한번 떨어져서 무릎에 피멍이 들었다.

4. 목을 뒤로 젖히지 못했는데 운동을 하고나면 젖힐 수 있다.
항상 앞으로 구부정한 자세로 있다보니 등고 굽고 목도 굽고 어깨도 뭉쳐있었다.
적어도 운동한 날과 그 다음날 까지는 목이 젖혀진다.

5. 운동한 날은 잘잔다.
낮에 수업들어간 날은 어쩔 수 없고, 저녁에 들어간 날은 한시쯤 되면 깊은 잠이 든다.

6.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이 품위있고 다정하다.
말 한마디 섞지 않았고, 서로 눈을 마주치지도 않지만 아주 신기한 경험이다.
예를들면, 지그재그로 영역을 잡아 매트를 깐다. 앞, 오른쪽 벽은 전부 거울이다. 동작은 거울을 보면서 조정하기도 한다.
시야에 걸려서 거울이 보이지 않을 것 같으면 조금씩 움직여서 초심자인 내가 볼 수 있도록 비켜주기도 한다. (운동중 감동)

7. 운동후 땀 범벅인 상태로 찬바람을 가르며 집에 오는 길에 기분이 좋다.
집에 와서 따뜻한 물에 샤워하는 것도 매우 좋다.
집이 가까우니 요가학원 샤워시설을 쓰지 않고 집에 와서 씻을 수 있는 것 역시 좋다.

지금 주 2회 적당한 시간을 골라 들어가고 있는데, 주3회로 늘리려다가 방안에 피아노를 빼고 스테퍼를 설치했다. 근육이 없어서 요가가 어려우니 짬짬이 조금 더 움직여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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