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30대초를 남탕에서 보냈다.
그들 사이에서 튀거나 튀지 않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도태되지 않도록 노력했다.
야동(불법음란물) 이야기에도 빠지지 않았고, 술도 많이 마셨으며, 업소(성매매업소) 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웬만큼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있었다.
'마누라'님을 업신여기고, 애 때문에 쉬지를 못한다며 휴일에 출근하는 가장에게 감정이입을 했다.
때만 되면 티타임으로 시간을 죽이고, 저녁에 일찍 퇴근하는 여자 동료들을 마뜩치 않게 여겼다.
집에 가면 불편하다며 당구를 치고 술을 한잔 걸치고 야근 시간을 찍고 가는 모습이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박사학위를 가진 가장들이 회사에서 전선을 들고 뛰어다니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저 집 와이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이를 먹으면서 뭔가 불편함을 느껴서 더이상 이야기에 끼지는 않았지만 정확히 뭐가 잘못된 것인지 몰랐고, 일은 원래 그렇게 하는것인지 알았다.
공감능력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나아진 것 같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전만큼 무지하지는 않다.
그 시절이 부끄럽고, 또 몇년 후면 지금의 무지를 깨닫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
좋아진 것인지 나빠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 무지를 인지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요소들은 많이 생긴 것 같다.
다양한 시각을 접하고, 적어도 '나'는 많이 바뀌었다.
그 시절에 나로 인해 불편했을 이들에게 매우 미안하다.